통상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낙찰가율은 90%로, 다세대는 이보다 낮은 80%대 이하에서 낙찰이 이뤄진다. 그만큼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치면에서 뒤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이 같은 통념을 뒤집고 있다. 실제 8일 경매정보제공업체인 굿옥션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까지 입찰을 실시한 전국 다세대 경매 물건의 월평균 낙찰가율은 96%로, 아파트의 88%보다 8% 포인트 높다.
서울의 경우 다세대주택 월평균 경매 낙찰가율은 100%으로, 93%에 머문 아파트에 비해 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인천은 아파트가 월평균 101%의 낙찰가율을 기록한 데 비해, 다세대주택은 13% 포인트 높은 114%에 달한다. 특히 7월 들어선 인천 다세대 경매 낙찰가율이 136%까지 치솟았다.
인천에선 이처럼 경매 낙찰가율이 높아지면서 입찰자들이 고가에 낙찰받고 잔금납부를 하지 못해 보증금(입찰가의 10%)을 날리는 현상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게 경매업계의 설명이다.
다세대주택 경매의 입찰 경쟁률도 매우 높다. 지난 5월과 6월 각각 물건당 평균 11명인 다세대 주택 입찰자수는 7월들어 12명으로 더욱 많아지는 등 다른 물건에 비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입찰을 실시한 인천 서구 남구 문학동의 한 다세대주택 경매에는 60명이 나섰다. 이달들어서도 지난 2일 입찰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44㎡(13.3평)짜리 다세대주택 지하방에는 100명이 넘는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의 349.5%에 낙찰되기도 했다.
분위기가 이 같이 과열되면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인천지방법원 본원에서 입찰한 인천 계양구 효성동의 전용 39.96㎡(12.1평) 다세대에는 24명이 나서 감정가(5100만원)의 11배인 5억7000만원에 낙찰됐지만, 낙찰자가 당일 법원에 불허가 신청을 내기도 했다.
다세대주택 경매의 이 같은 인기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재개발 등 지역 개발 호재를 꼽고 있다. 재개발사업지의 경우 대부분 연립주택과 함께 다세대주택이 위치해 있다. 때문에 이들 물건을 낙찰받아 앞으로 개발차익을 노리려는 입찰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반면 아파트는 지난해 가격이 급등한데다, 대출 규제와 함께 오는 9월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예고돼 있는 등 악재가 많다. 그만큼 상승 여력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
굿옥션 고정융 조사분석팀장은 "다세대주택은 기존 실수요자와 개발차익을 노리려는 투자자가 가세해 낙찰가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인천과 같이 그동안 낮은 가격에 거래돼 오던 다세대는 뉴타운과 재개발, 재건축 등 개발 호재를 동반한 지역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꾸준한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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