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이어 '보통법' 만든다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7.07.05 15:57

정부, 보험칸막이 없애 '빅뱅' 유도..'보험시장통합법(가칭)'추진

"올 하반기에는 보험판 빅뱅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보험업법을 전면 개편하겠다"

경제 수장 권오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이 5일 머니투데이 초청 강연에서 보험산업 개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증권산업에 일대 혁신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번에는 보험업법 개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권 부총리는 "보험업법 개정 작업이 올 하반기 재경부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며 강연회에 참석한 수십여명의 금융업계 최고경영자(CEO) 앞에서 못박듯이 자신의 각오를 드러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보험업법 개정에 대한 부총리의 의지가 강하다"며 "자통법에 이어 '보통법(보험시장통합법)'이 만들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가 이처럼 강하게 개혁에 나선 배경은 금융업중 가장 심한 규제를 받고 있는 보험산업의 현실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고유의 사회안전망 기능이 강조되면서 금융상품 개발ㆍ운용에서 철저하게 '포지티브(positive)' 원칙을 적용해 열거된 업무 이외에는 새로운 일을 전혀 할수 없도록 제약받고 있다. 방카슈랑스 시행 등 금융업종간 장벽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산업만 규제에 발목잡힌 결과 경쟁력이 떨어진 일부 보험사들은 고사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다.

권 부총리는 보험업법 개편의 방향으로 규제완화와 경쟁촉진이라는 대원칙을 제시했다. '네거티브(negative)' 원칙으로 바꿔 일부 명시된 금지사항을 제외하고는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보험업법 세부 개편방향으로는 △겸영가능한 금융업 범위 확대△법정 건전성 요건을 충족하는 자회사 모두 허용 △자산운용규제 대폭 완화 △파생상품 운용 규제 완화 △보험상품 개발ㆍ심사절차 대폭 자율화 등을 제시했다.

업계의 관심은 '겸영가능한 금융업 범위 확대'와 '자회사 허용'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영역 철폐,그리고 사실상 보험지주사의 길을 터주는 조치로 해석했다.


특히 수차례 추진됐던 생보ㆍ손보 겸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고,통합형 상품이 요구되고 있어 생보와 손보의 업무 영역을 보험업법에서 일일이 나열하고 있는 현행 방식이 이번에 폐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경부 관계자도 "상당수 국가에서 생보,손보 겸영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문제가 가장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지주사는 업계가 가장 희망하는 사안이다. 생보ㆍ손보사 등을 지주회사로 묶을 경우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이 가능하고,생보사 상장으로 발생할 막대한 상장차익으로 인수합병(M&A) 등 덩치키우기에 나서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재벌계열사인 보험사의 지주회사 전환은 '금산법'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 견해다. 보험업법 개정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대해 권 부총리는 보험사가 은행·증권까지 소유할수 있느냐는 질문에 "칸막이를 제거해 경쟁을 촉진시킨다는 기본 정신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며 "아직 자세한 내용을 밝힐 단계가 아닌 만큼 '건설적인 모호함으로 이해해 달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시장에서는 정부가 자통법에 이어 보험업법 개정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심규선 CJ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세세한 부분까지 지도,통제하던 과거 정책에서 벗어나 규제철폐,경쟁유도를 통해 금융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현 경제팀의 정책은 방향을 잘 잡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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