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공식서명…한고비 남았다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7.07.01 02:20

(종합)대선 앞두고 비준 동의안 처리 '불투명'

한미 양국은 30일 밤11시(미국시간 30일 오전10시) 미국 워싱턴에서 역사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을 갖고 1년5개월여를 끌어온 협상을 마무리했다.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 하원의 부속건물인 캐논빌딩에서 양국 정부를 대표해 FTA 협정문에 공식 서명했다.

김 본부장은 연설을 통해 "한미FTA는 양국에 동일하게 이득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는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업그레이드 시킬 황금기회를 제공하고, 한국 제품들의 미국 시장 접근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워브 대표는 "한미 양국은 물론 세계 무역에 있어 위대한 날"이라며 "한미관계에 중요하고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자리를 함께 한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미 상무장관도 "한미FTA는 지난 15년간 미국이 체결한 무역협정 중 상업적으로 가장 의미있는 협정"이라며 "빠른 시일내에 의회가 FTA로 인한 미국의 이득에 대해 확신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FTA 협정문이 공식 서명됨에 따라 FTA 발효를 위한 양국 의회의 비준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비준동의안과 개정이 필요한 국내법을 정부입법 형태로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소관 상임위인 통일외교통상위원회(통외통위)에서 심의해 본회의로 넘긴다. 본회의 통과는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진다.

미국도 비슷하다. 미국은 행정부가 FTA 이행법률안을 의회에 제출하면 상·하원에서 이를 심의해 제출일로부터 90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결정한다. 단 '90일'에 토·일요일과 법정 휴회일은 뺀다.


우리 정부는 빠르면 오는 9월 정기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비준 전망은 불투명하다. 실제 한·칠레 FTA의 경우 협정문 서명 후 비준안 국회 통과까지 1년이 걸렸다. 여기에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중심으로 한 반(反)FTA 진영의 비준 반대 목소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상황도 복잡하긴 바찬가지다. 일단 FTA에 부정적인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당이라는 점은 국회 비준이 험난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서명식을 하루 앞두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찰스 랑겔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 샌더 레빈 세입위원회 무역소위 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 4명이 "한미 FTA를 지지할 수 없다"는 성명서를 낸 것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잘 나타나있다.

아울러 미국도 올해말부터 대선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비준 동의안이 정치적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대선 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도 이미 한미FTA 반대를 천명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양국 모두 '비준'이란 마지막 고비를 넘어야 한다"며 "대선 등 정치적 변수가 있어 쉽지 않겠디만 FTA 효과에 대한 양국의 공감대가 확인된 만큼 가능한 빨리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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