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과학자 '연구실적 평가 위해 특허출원'

머니투데이 최태영 기자 | 2007.06.24 13:56

비밀유지도 낮은 수준…특허청 ‘한.미 과학기술자 특허관리 실태조사’

우리나라 과학자 10명 중 4명은 수익창출보다 연구실적 평가를 위해 특허출원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구의 비밀유지에 대한 인식 수준은 미국 과학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기술유출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24일 특허청에 따르면 ‘한.미 과학기술자 특허관리 실태 조사’ 분석 결과, 한국의 경우 특허출원 목적은 연구실적(40.4%), 방어전략(28.6%), 수익창출(2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연구자의 경우 방어전략(34.8%), 수익창출(33.7%), 연구실적(12.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 특허출원의 많은 부분이 연구실적 평가에 활용, 결국 평가를 위한 특허가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허실적 평가의 의미를 수익적 측면 등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는 비율도 한국이 미국에 비해 낮았다. 한국은 참여연구원과의 비밀유지계약이 대학은 12.6%, 기업은 56%로 집계됐다. 미국은 대학과 기업이 각각 24.6%, 77.8%로 나타났다. 한국이 미국에 비해 비밀정보 관리가 취약하다는 방증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대학보다 기업의 경우 비밀유지계약에서 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산업보안 강화 등의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술마케팅에 대한 연구자의 협력 정도에 대한 입장 차이도 크다. 한국의 경우 기술마케팅은 산.학협력단이 전담해야 한다는 응답(53.8%)이 가장 높은 반면 미국은 기술계약서 작성때까지 참여한다는 응답(30.3%)이 많았다. 카이스트 이인희 기술사업화팀장은 “우리의 경우 기술마케팅에 소극적이라는 측면은 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개발비 1000만 달러당 특허취득 건수는 한국이 20.9건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어 독일(16.3건), 일본(14.9건), 미국(6.6건) 등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정보기획본부 서강열 팀장은 “한국이 특허출원 목적, 연구노트의 충실성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전략적 접근 측면에서 미국에 비해 다소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향후 연구개발 현장에서의 지재권 역량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의 경우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한 연구자 1043명을 대상으로, 미국의 경우 대학, 공공연구소 및 기업 등에 근무하는 박사급 연구자 248명을 대상으로 각각 21개 항목의 설문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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