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 PF우발채무 1조원 육박

머니투데이 강종구 기자 | 2007.06.13 14:52
1차 부도처리된 중견건설사 ㈜신일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무려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일이 최종 부도처리될 경우 금융기관의 피해는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신일이 지난해말 현재 건설사업과 관련해 타사에 제공한 연대보증 등 PF우발채무 규모는 모두 97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사 등 보증을 제공받은 업체 수도 세계건설㈜ 등 21개사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신일하우징를 비롯, 특수관계자에게 제공한 PF보증은 1022억원으로 신한은행 455억원, 동부캐피탈 117억원, 농협외 450억원 등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준으로 신일 특수관계자의 PF대출은 200억원"이라고 밝혔다. 동부캐피탈은 "신일하우징 PF대출이 아닌 토지담보대출에 대해 보증을 받았으며 117억원중 동부캐피탈만의 대출보증액은 65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신일은 지난해 보유 현금이 대폭 줄어들고 공사미수금이 급증하는 등 단기 자금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장부상으로는 18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지만 영업상 현금흐름은 2005년 639억에서 작년에는 마이너스 755억으로 돌변했다. 이중 공사미수금 증가가 410억원에 달한다. 보유현금은 2005년말 208억원에서 작년말 39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PF우발채무를 제외하면 겉으로 나타난 재무구조는 매우 우량한 편이었다. 단기차입금이 590억원 정도일 뿐 장기차입금이나 회사채는 전혀 없고 부채규모도 1440억원(부채비율 147%)로 크지 않았다.

장부상으로는 경영실적이나 재무구조가 양호했던 신일이 최종부도 위기에 까지 몰리게 된 것은 지방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건설PF위주로 진행하던 사업장의 공사지연이나 분양부진 등으로 자금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신일이 맡아 진행하던 아파트공사는 주택공사 발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구에 몰려있다. 그 외 인천과 동탄에 일부 공사가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구지역의 경우 아파트가 과잉공급되면서 분양률이 떨어지는 등 사업환경이 악화돼 왔다"며 "대구쪽에서 크게 문제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신일이 최종부도처리 될 경우 막대한 PF우발채무 규모로 인해 금융기관의 피해도 예상외로 클 것으로 우려된다. 분양여건이 좋지 않은 대구지역 사업장이 많아 시공대행사를 찾는데 어려움이 예상되고 이로 인한 공사지연 등으로 피해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자금사정 악화로 부도위기에 몰렸기 때문에 시행사와 시공사를 모두 다 교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성이 좋지 않은 공사가 많을수록 금융기관들이 제공한 PF대출의 채무조정규모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대체시공사를 찾을 때까지 공사가 중단되고, 그로 인해 분양대금 납입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공사가 상당히 지연되고 공사일정을 모두 다시 짜야 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PF대출로 인한 피해는 은행이 가장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신일이 신용도가 높은 건설사가 아니기 때문에 PF대출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은 전혀 없어 회사채 시장의 피해는 거의 없을 전망. 대부분 PF우발채무가 대출 형태로 돼 있고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은행들의 노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란 예상이다.

은행 외에 저축은행이나 캐피털, 증권사 등 그동안 주택건설업체들에게 PF대출을 해줬던 금융기관들도 상당 수 연루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PF우발채무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한다면 동일인여신한도 등을 감안할 경우 저축은행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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