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주택건설사 '흑자 줄도산' 공포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 2007.06.13 13:28

'신일' 여파… 미분양·자금경색 등 일시 유동성 위기

㈜신일이 1차 부도가 나면서 중견 주택건설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회사가 최종부도처리될 경우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따른 일종의 '흑자부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분양시장 침체와 공급가격을 제한하는 분양가상한제를 계기로 줄도산 등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일의 경우 지난해 좋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선 유동성 위기설이 나도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1차적으론 대구지역에서 벌인 6개 신규분양사업장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단지별로 20%를 밑도는 저조한 분양률로 고통을 겪어 왔으며,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펼친 천안 3개 단지 분양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무리한 사업 진행이 화를 불러온 셈이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단일 기업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예광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경기 침체로 인해 수도권 일부를 제외하곤 상당수 지역에서 분양단지마다 수요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주택업체들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 상황은 더하다. 이미 장기 침체에 돌입한 대구, 부산, 광주 등은 물론 한때 각종 개발 호재로 인기를 구가하던 지역의 분양시장도 썰렁하다. 하지만 이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마냥 분양시기를 늦출 수만도 없다고 업체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신일 역시 마찬가지다. 대구에서 대거 미분양을 쏟아냈지만, 천안 사업을 연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천안에서 어느 정도의 계약만 이뤄졌다면 적어도 연내에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것은 최근 문제가 된 중견건설사들이 대부분 실적이 좋았다는 점이다. ㈜신일의 경우 지난해 4687억원의 매출과 27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타왔다. 앞서 지난달 31일 최종 부도난 한승건설도 최근 2년간 68억원, 85억원의 세후 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이 같은 사례를 감안할 때 주택건설업체들의 경우 당장 실적이 좋다고 안심할 수만도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즉, 최근 분양은 저조한데다, 금융권의 신규대출 제한과 금리 인상 등이 동시에 겹치는 상황인 만큼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위원은 "대기업이나 현금이 많은 건설사의 경우 리스크 흡수가 가능해 별 문제는 없겠지만, 무엇보다 주택업체들은 분양시기를 조절하거나 보수적인 경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지방 시장을 수도권과 동일시하게 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전제하며 "지방의 경우 투기제한 정책을 단계별로 해제하는 등의 차별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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