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가 주목할 석세스 스토리 만들겠다"

대담=이백규 산업부국장, 정리=박희진 기자, 사진=홍기원 기자 기자 | 2007.06.11 09:16

[머투초대석]더페이스샵 송기룡 대표..내년부터 해외 성과 가시화

'창업 3년만에 매출 1800억원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 3위를 차지한 저가 브랜드숍 화장품의 지존'. 시장 포화 논란에도 '넘버원'으로 흔들림없는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더페이스샵' 얘기다.

'신화'라는 말이 늘 따라붙는 더페이스샵의 성공스토리 뒤엔 언제나 창업주 정운호 회장이 있었다. 2세 경영인, 유학파가 판을 치는 화장품 업계에서 정 회장은 남대문 의류 소매상 출신답게 타고난 장사꾼 기질 하나로 더페이스샵의 성공신화를 이룬 입지전적 인물.

그러나 저가 브랜드숍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페이스샵은 또 다른 제2 도약이 필요한 때다.

지금까지 천부적 장사꾼 기질의 정 회장이 특유의 직관으로 회사를 일궜다면 이제는 시스템을 통해 더욱 내실을 다지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야한다.

30여년간 삼성에서 글로벌 경영전략을 펼쳐온 '반도체맨' 송기룡 사장이 전문경영인으로 더페이스샵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다. 취임한지 6개월이 지난 송 사장을 만났다.

-대표이사에 취임한지 6개월이 됐습니다. 그동안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지난해 12월 12일에 대표이사로 선임됐습니다. 본격적으로 경영활동을 한지는 6개월이 됐군요. 그러나 이미 지난해 1월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회사 제반 사

항을 접하는 등 미리 경영을 익혔습니다.

-취임 후 가장 주력한 분야는 뭔가요.

▶조직정비, 인사제도에 가장 힘을 썼습니다. 조직, 인사 구조 자체를 바꿨습니다. 승진 시스템, 호칭, 보상시스템 등 말입니다.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승진 및 호칭 시스템을 '사원-매니저-팀장'으로 과감히 바꿨습니다.

시장경쟁의 원칙에 맞게 개인의 능력을 최대화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회사와 직원들의 관계는 서로 함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고 봅니다.
처음 신인사제도를 도입할 때는 좀 불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의를 잘 몰라서 그런거지 취지를 잘 알리고 하니 바로 잘 적응하더라구요.

-반도체 분야에 오래 몸을 담았는데요. 반도체와 화장품, 어떻게 다르던가요.

▶경영이라는 큰 틀에서 기본은 비슷합니다. 그러나 제품의 성향, 마케팅은 다르죠. 반도체는 소비재가 아니라 마케팅보다는 제품 자체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화장품은 '실제가치'(real value) 뿐만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인식가치'(perceived value)가 중요합니다.

-경영의 핵심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조직과 인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 조직을 꾸리는 일이요. 기업에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을거고 이걸로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경영입니다. 제한된 리소소(자원)를 최대한 활용해 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내 브랜드숍 시장이 갈수록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습니다. 향후 성패는 해외시장에 달렸는데요.

▶국내에 설립한지 3년반만에 지난해 매출 1800억원으로 업계 3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젠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는게 목표입니다. 한국 기업중에 전자, 자동차, 조선 등 분야엔 이미 세계적인 기업이 많습니다. 그러나 화장품 기업중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곳이 없습니다. 더페이스샵을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은 뭔가요.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당면하는 대표적인 문제중 하나가 바로 '할건 많은데 할 능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해야 할 사업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시스템이나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말입니다. 돌파구는 '아웃소싱'과 '네트워킹'에서 찾아야합니다.

개인 전문가의 노하우를 활용한다든가 소규모 회사들과 제휴를 맺는식으로 협업을 하는게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더페이스샵은 판매품목이 900개가 넘습니다. 연구인력은 30명뿐입니다. 자체 연구인력은 30명 수준이지만 페이스샵이 우수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능력은 대학, 피부과, 전문가 등 다양한 인재풀을 활용해 제품의 퀄러티를 최고로 만드는데 있습니다. 제휴의 정확한 취지와 제휴에 대한 보상만 갖춰지면 외부 전문가를 우리 편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킹 경영을 통한 구체적인 성과는.

▶최근 프랑스에 출장을 가서 이틀 동안만 11개 회사와 핵심 기술자를 만났습니다.

프랑스엔 고유 기술을 가진 재료업체들이 수백개 있습니다. 소규모지만 우수한 제조회사가 많습니다. 이들은 자체 공장도 없고 자체 인력도 없지만 고유의 노하우가 있죠.

이들을 활용하면 됩니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은 '안목'입니다. 무대가 더욱 커진 글로벌 경영에서 안목은 이래서 더욱 중요합니다.

하반기에 이들과 손잡고 프랑스제 향수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더페이스샵은 국내 3개 제조업체와 협업하고 있고 해외쪽은 프랑스, 일본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제품 500만개 이상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기초, 바디, 메이크업까지 모든 라인을 갖추고 있는데 한가지 미흡한 분야가 향수입니다. 향수는 기술이 특화된 분야입니다. 국내에 유명향수가 전무한 것도 이때문이지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향수 가격에 비해서 가격은 크게 낮추고 제품 퀄러티는 뒤지지 않는 향수 제품을 선보일 것입니다.

-해외시장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는 언제부터 나타날까요.

▶현재 국내에 500개 매장, 해외엔 150개 매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 테스트마켓 5개를 운영중입니다. 하반기에 계약을 맺고 내년이면 중국 시장 활동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3년내에 해외 매장수와 국내 매장수를 5대5 비율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지난해 매출 1800억원중 해외 비중은 200억원. 올해는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중 해외 비중은 2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겠지만 2008년부터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해외 시장은 빨리 들어가는 것보다는 제대로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외시장은 특화된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시행착오를 줄이는게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더페이스샵은 거품을 뺀, 소비자들에게 솔직한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또 특별한 석세스 스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케이스 스터디로 도입될 수 있는 그런 석세스 스토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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