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야기]'올인베팅'의 양면성

머니투데이 방형국 부장 | 2007.06.08 10:30
도박에서도, 주식투자에서도 '올인 베팅'은 하수들의 전유물이다. 포커의 경우 많이 참여할수록 돈을 잃을 확률은 높아진다. 51%로 플레이어의 승률이 높다는 블랙잭조차 오래 앉아있는 플레이어일수록 돈을 더 많이 잃는다고 한다.

'올인 베팅'의 성공 가능성은 '타짜'가 아닌 이상 베팅 횟수에서 한번, 참여하는 사람의 숫자에 반비례해서 또한번 줄어드는 것이다.

개인의 주식투자도 그렇다. 단타에 치중할수록 돈을 잃을 가능성은 비례해서 높아진다. 10번, 아니 100번을 성공했더라도 1번만 실패해도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개미들의 비애다.

가끔 주식투자 실패를 비관해서 자살했다는 뉴스를 접하곤 한다. 이들은 주식투자에 함몰돼 있던 사람들일 것이다. '올인 베팅'은 전략과 거리가 먼 요행수에 지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칼끝에 선듯 주식투자를 하거나 도박을 하는 것은 결국 패가망신으로 가는 길이다.

동탄2신도시의 조기 발표는 사람을 여럿 살리고 죽였다. 동탄2신도시를 이달말에서 초로 한달가량 앞당겨 발표해서 살아난 대표적인 인물은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다.

그는 모 방송에 '복수의 분당급 신도시'를 얘기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조 차관보는 분당급 신도시 보도가 연일 지상에 오르내리면서 마음고생으로 얼굴이 반쪽이 됐다고 한다.

그런데 청와대와 재경부, 건설교통부 등이 동탄2신도시 발표를 끌지 않고 계획보다 1개월 앞당김으로써 '말실수'에 따른 짐과 마음고생을 그만큼 빨리 덜었다는 것이다.

서종대 건설교통부 주거복지본부장은 죽을 뻔하다 살아난 케이스. 예정대로 이달말 분당급 신도시가 발표되면 한달동안 시달렸을텐데, 조 차관보가 고맙게도(?) 덜컥수를 둬줬고, 일파만파로 후유증이 확산되면서 조기 발표로 결론나는 바람에 그 역시 짐을 빨리 내려놓을 수 있었다.


서 본부장이 조 차관보를 구해준 것이요, 조 차관보가 서 본부장을 살린 것이다.

죽은 사람들도 적잖다. 광주 모현이나 용인 오포 등지에 빚을 지고 아파트나 땅을 산 사람들이다. 이들 지역은 올들어 전국의 평균 땅값 상승세를 크게 앞지를 정도로 한바탕 투기바람을 탔었다.

동탄2신도시로 결정되면서 '또 경부선 신도시'냐는 언론의 비판이 있었고, 신도시가 필요하냐는 지적도 일고 있는 만큼 모현이나 오포지역이 신도시로 지정되는 것은 앞으로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죽을 사람이 앞으로도 많다는 것이다. 동탄2신도시 지역을 제대로 점지(?)해 뒤늦게 땅을 샀거나 유령 건축물을 지은 사람들이다.

이미 정밀 항공촬영을 끝냈다고 하니 이곳에 일찌감치 땅을 산 사람들은 괜찮지만 뒤늦게 무허가 건물이나 공장, 유령상가나 비닐하우스, 과실수심기 등을 한 사람들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긍정적인 '올인'도 있다. 자기개발과 관리를 위한 '올인'은 '최선의 노력'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바람직하고 승률도 높다. 죽었다 살아난 조 차관보와 서 본부장은 보상금이 투기꾼들에게 들어가지 않도록 '승률높은 올인'을 해야할 것이다.

최소한이나마 제대로 된 사회라면 국민 세금인 보상금이 투기꾼들의 손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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