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기아차 씨드, 아우토반을 기약하며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 2007.05.25 12:30

[Car&Life]기아차 씨드 2.0 CVVT

기아차 씨드의 운전대를 다시 잡았다. 지난해 9월 유럽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에서 씨드를 만난 지 8개월만이다.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지만 연구 및 시험 목적으로 들여온 차량을 시승했다.

똑같은 차지만 느낌이 새롭다. 당시에는 처음보는 디자인에 당황했지만 8개월만에 만난 씨드는 오히려 탄탄하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큼직막한 헤드램프가 상당히 공격적이다. 앞뒤 오버행(바퀴와 범퍼까지 거리)이 짧아 날렵해 보인다.

특히 후면의 C필러가 개성적이다. C필러가 비스듬하게 아래로 떨어지다 트렁크 부분에서 볼록하게 튀어나온다. 르노의 메간이나 트리오와 같은 스타일로 요즘 해치백의 유행인 듯 싶다. 뒤쪽에 있는 씨드 로고의 글자체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외형도 해치백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커보인다. 전장*전폭*전고는 4245*1760*1490mm으로 경쟁 차종인 폭스바겐 골프의 4205*1760*1485mm보다 큰 편이다. 신발은 17인치 미쉐린 UHP타이어로, 이 차의 주행 성능을 예감케했다.

준중형이지만 실내 공간은 충분히 확보했다. 실제 실내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앞뒤바퀴축간 거리:2650mm)가 동급의 경쟁차종인 폭스바겐 골프보다 72mm길다. 덕분에 뒷좌석에서도 넉넉한 공간을 누릴수 있다.

실내 디자인도 충실하다. 3개의 원형 계기판이 시원스럽다. 오렌지색 계기판이 눈에 확 띈다. 센터페시아의 공조시스템이나 오디오 시스템의 컬러도 모두 주황색으로 통일했다.

대시보드에 있는 디지털화면에 도어열림표시, 트립컴퓨터, 온도계 등이 표시되는게 특이하다. 확실히 내수용 차와는 구별이 된다. 안전에 대한 유럽의 높은 기준을 반영한 듯 운전석, 조수석 및 커튼 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액티브 헤드레스트도 기본이다.

시승차는 2.0 CVVT 가솔린 엔진과 4단 게이트타입 자동변속기를 맞물린 모델. 배기량 1975cc의 베타 엔진은 143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19.0kg·m(4600rpm)의 최대토크를 뽑아낸다.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데 승차감이 무척 딱딱하다. 요철을 통과할 때 충격이 엉덩이에 그대로 전달된다. 스티어링휠은 적당히 무겁다. 국산차에서 자주 경험했던 회전이나 유턴시 추가적인 후보정이 필요없을 정도.

자유로를 타자마자 오른발을 끝까지 밟았다. 6500rpm에서 변속이 이뤄지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체감상 10초 미만으로 느껴진다.

추월선을 넘나들며 가속을 시도했다. 143마력의 2.0 가솔린 엔진은 기대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엑셀의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오른발에 계속 힘을 가하자 '우~웅' 거친 숨소리를 내며 시속 200km까지 쭉 뻗어나간다.

다만 낮은 rpm에서는 충분한 토크를 내지 못하는 엔진의 특성 때문에 급가속시 속도계의 상승 속도가 다소 더딘 느낌이다. 그리고 고속 주행시 풍절음이나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리, 차체에서 나는 소음 등은 보완해야될 부분이다.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단단한 서스펜션. 독일 뤼셀스하임에서 디자인된 유럽 전용 차량이라 그런지 고속 주행을 위한 세팅이다. 급하게 차선을 변경할 때도 곧바로 자리를 잡는다. 국산차의 물렁한 서스펜션을 기억하는 소비자라면 다소 놀랄 정도로 탄탄하다. 덕분에 급한 코너길에서도 차체가 흐트러지지 않고 노면을 잘 읽어낸다.

브레이크도 만족스럽다. 고속 주행 중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는데도 고개가 앞으로 떨어질 정도로 민감하다. 특히 급정차시에는 전륜 구동차임에도 불구하고 뒤꽁무니가 흔들리지 않고 그대로 주저앉는다. 꼭 수입차에서 느끼던 그런 움직임이다.

3박4일간 신나게 씨드를 몰고 다녔다. 기아차의 자동차 만드는 실력이 한단계 올라섰다는 생각이 들 정도. 씨드가 독일 아우토반에서 좀더 숙성의 시간을 가진다면 왠만한 독일차를 뛰어넘을 수도 있겠다. 시승기간 내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한가지 의문. "왜 이런 차를 국내에 들여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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