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ELS' 능력부족인가, 불운인가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7.05.22 11:47

-70%대 손실 기관투자가, 마케팅담당자 '문전박대'

상품설계능력의 부족’인가 아니면 ‘운이 나쁜 것’인가?

한 증권회사가 발행한 일부 주가연계증권(ELS)들이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한 공모ELS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가 대상의 사모 ELS에서도 대규모 손실을 기록중이다.

22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이 증권회사의 원금비보장형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심지어 ‘스트래들 매도(행사가격이 다른 콜과 풋옵션을 동시 매도)’를 내포한 ELS에서는 -99%의 손실을 기록중이다.

◇ 기초자산 움직임에 대한 섣부른 예측이 -99% 손실 불러와

오는 7월 4일이 만기일인 공모 ’제115 ELS‘는 전날 기준으로 -82%대의 손실을 기록중이다. 코스피200지수가 기준주가보다 하락하거나 같을 경우 6개월마다 4.75%(연 9.5%)로 상환되는 수익구조다. 발행당시(2004년 6월28일)보다 코스피200지수가 109% 상승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이 증권회사의 ELS를 편입한 알리안츠자산운용의 ’해피엔드 파생상품G1‘와 ’해피엔드2 파생상품G1‘도 각각 -99%의 손실을 기록중이다. 8월 중순이 만기일인 두 펀드 모두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굿모닝신한증권의 ‘147호’와 ‘153호’ ELS를 편입하고 있다.

147호는 ’6개월마다 코스피200지수가 기준시점보다 10%이내에서 상승하거나 하락할 경우 연 7.0%를 지급하는 구조다. 153호는 코스피200지수가 20%내에서 상승하거나 하락할 경우 6개월마다 연 7.0%의 수익률로 조기상환된다.

반대로 말하면 코스피200지수가 10%(또는 20%)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할 경우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는 일종의 ‘스트래들 매도’의 구조다. 이익은 연 7%로 한정되지만 손실은 100%까지 생길 수 있다.

147호와 153호는 “코스피지수가 기초지수 대비 20%이상 상승할 확률은 1%도 안 된다”는 이 증권회사의 주장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코스피200지수는 설정이후 109%이상 급등했고, 해당 ELS는 원금을 다 까먹고 있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8일에는 2004년 5월18일 삼성전자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3년만기의 ‘해피엔드 ELS One Top(원톱)’이 -89%의 손실을 최종 확정지었다.

‘해피엔드 원톱’은 삼성전자와 코스피200지수 상승률 차이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삼성전자가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을 상회 하면 6개월마다 4%(연 8%)의 수익률로 조기상환된다. 하지만 판매이후 삼성전자는 17.88% 오르는데 그쳤고 코스피200지수는 109% 급등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이 증권회사의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발생한 ELS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4월26일부터 만기가 돌아온 8개의 사모 ELS는 -66%에서 -72%의 손실을 입은 채 만기청산됐다.

◇ -70%대 손실 기관투자가, 마케팅담당자 ‘문전박대’하기도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앞으로 꼴도 보기 싫으니 출입하지 말라”고 이 증권회사 마케팅 담당자들을 문전박대했다는 후문이다.

증권업계 장외파생상품 전문가들은 “개인투자들에게 원금을 다 날릴 수 있는 ‘풋옵션매도’구조로만 설계한 ELS를 판매한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들은 “과거 수년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삼성전자가 코스피지수를 상회했다는 경험만으로 원금을 다 날리는 구조를 내포한 ELS를 판매한 것은 증권회사의 ‘선관의 의무’와 상충 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증권회사 OTC부장은 이에 대해 “2004년 당시 코스피200지수가 박스권에서 수년간 움직여 왔기 때문에 개인고객들도 별다른 항의 없이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한 부장은 “당시 일부 증권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구조의 ELS를 판매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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