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의 사회경제적 손실액 약 9조

머니투데이 이기형 기자 | 2007.05.21 15:40
우리나라체허 흡연이 끼치는 사회경제적 손실이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비흡연자대비 흡연자의 조기사망은 여자의 경우 2배에 가까워 남자보다 높았다.

21일 한국금연운동협의회(회장: 김일순) 주최로 열린 ‘2007 금연정책 포럼’에서 발표된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 흡연자의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은 총 8조9205억원이었으며, 이중 93.8%에 이르는 8조3633억 원이 조기사망에 의한 손실이다.

조기사망에 의한 손실비용은 2005년 전체 사망수에서 흡연이 기여한 위험도(%)를 곱하여 흡연으로 사망한 자수를 구한 후, 사망 당시 연령에서 남아있는 기대사망연수와 기대수입을 곱하여 계산했다. 예를 들어, 30대 1인이 사망할 경우 약 17억원의 생산성손실이 있다.

입원진료비, 외래진료비 및 약 비용을 포함하는 직접 비용은 남,녀 각각 2720억 원 및 281억원 정도로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외래방문을 위한 교통비, 간병, 보호자의 시간 비용, 입원 및 외래진료로 인한 생산성 손실비용 등을 합한 간접비용은 2571억원이었다.

비흡연자대비 흡연자의 조기사망은 남자가 1.65배, 여자는 1.9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이 사망에 미치는 영향은 역시 암이 가장 컸다. 흡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암은 남녀 모두 후두암이었다. 그 다음으로 영향을 받는 암은 남자의 경우 폐암, 식도암, 방광암, 구순/구강/인두암 순이었으며, 여자의 경우 폐암, 자궁내막암, 자궁암 순이었다

흡연은 순환기 질환에 의한 사망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급성심근경색, 허혈성심질환, 뇌졸중에 의한 사망위험도를 남녀 모두 비흡연자에 비해 1.6~1.7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사망원인 중에서는 흡연이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로 인한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높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흡연자의 COPD 사망 위험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3.07배나 높아 남자보다 훨씬 높았다.


이 연구는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으로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당시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 의료보험 가입자와 그들 가족 중 한번이라도 건강검진을 받은 경우를 대상으로 했다. 최종분석에 사용된 대상자는 총 117만8138명으로 남자 80만4937명, 여자 37만3201명이었다. 추적 연구기간은 최장 13년(1993년 1월 1일~2005년 12월 31일)이었다.

이날 포럼에서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의 이명순 교수는 우리나라의 금연정책이 세계 수준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크게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는 △군, 전경 등에 제공하는 면세담배 폐지 및 담배에 대한 면세조치 규제 △전문 금연치료제의 보험급여 등을 통해 금연상담 및 치료 확대 △미성년자 담배 판매 금지를 위한 담배진열대 접근 규제 및 담배 형태의 물건 판매 규제 등에 관한 규정 강화 △담배업계 노동자 및 소매업자의 전업 유도 등을 들었다.

이 교수는 흡연행태에 따른 대상 집단별 정책도 제시했다. 먼저 △비흡연자를 위해 실내의 전면 금연구역화를 추진하고, △흡연자를 위해서는 현재 보건소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금연클리닉을 민간보건의료기관으로 확대해야 하며, 전문 금연치료제에 대해 보험을 적용 필요성을 제시했다. 특히 △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해서는 학교를 통한 교육 강화와 함께 담배제품 포장 및 광고, 판촉을 규제하고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등 보다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김일순 회장은 “담배없는 깨끗한 환경을 위한 방향 모색이라는 이번 정책포럼의 주제는 세계보건기구가 제정한 5월31일 세계금연의 날 주제이기도 하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금연 운동의 새롭고 체계적인 목표 수립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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