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여수 엑스포 유치에 '올인'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 2007.05.20 11:42

최근 한달간 2개 대륙 4개국 방문

2012년 세계박람회(EXPO) 여수 유치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얼핏보면 그룹 경영보다 여수 엑스포 유치에 더 주력하는 듯한 인상을 줄 정도다. 겉으로는 해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국가를 직접 방문, 현장경영을 펼치는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현지국가 수상 등 고위 관계자를 만나 여수 엑스포 유치를 호소하고 있기 때문.

최근 정 회장은 지난달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 준공식을 시작으로 한달간 슬로바키아, 체코, 터키 및 브라질 등 2개 대륙 4개 국가를 방문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브라질의 경우 비행시간만 52시간이었다. 70대 노익장을 과시한 셈이다.

정 회장은 체코, 슬로바키아, 터키에서는 현대·기아차 공장 준공식과 기공식에 참석했고 브라질에서는 계열사인 현대제철 철광석 공급계약을 맺었다.

정 회장은 방문 국가마다 수상, 총리, 상원의장 등 정부 최고위 관계자와 개별 면담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민간차원의 경제 협력은 물론 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오른쪽)과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수상.


정 회장이 이 기간동안 만난 각국 인사는 슬로바키아 로베르트 피초 수상, 터키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 브라질 헤난 깔레이로스 상원의장, 체코 마르틴 지만 산업통상부 장관 등 엑스포 유치 지원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력인사들.

정 회장은 이 자리를 통해 2012년 세계박람회의 여수 유치 지지를 강력히 요청하는 민간외교 활동을 벌이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내고 있다. 터키의 경우 케말 우나크탄 재무부 장관이 엑스포 여수 유치 지원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그룹측은 정 회장의 이같은 글로벌 현장 경영 활동이 세계박람회의 여수 유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동유럽 중심국가인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여수를 지지한다면, 강력한 라이벌인 같은 동유럽의 폴란드를 견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브라질의 지지 역시 25개 BIE(세계 박람회 기구)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는 중남미로 지지세를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해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한 완성차 공장을 유치한 국가들이 최고경영자의 여수 엑스포 지지 요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여수 엑스포 유치위원회에서 정 회장의 공식 직함은 고문. 하지만 정 회장은 고문 역할에 머물지 않고 현대차그룹 내에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TFT'를 만들어 5년전 뛰었던 정예 멤버를 불러들였고 별도의 지원 예산까지 짜놓았다.

2012년 세계박람회는 올 12월 개최지가 결정되며, 다음달 18~19일 파리에서 열리는 141차 총회에서 투표일이 결정된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이미 파리에 박람회 유치를 위한 별도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총회기간 동안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여 여수 지지세를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두번 실패는 없다"는 각오다.

또 전세계 190여개국에 펼쳐져 있는 법인, 지역본부, 딜러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서 엑스포 회원국 유력 인사와의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여수 엑스포 유치 지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정 회장은 2001~2002년 당시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14개월 동안 지구를 네 바퀴 돌며 유치전을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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