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유가공업체 '쥐락펴락'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7.05.14 16:08

커피시장 전방위 공세에 관련 업계 긴장 고조



'커피제국' 스타벅스가 국내 유가공업체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38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파워를 앞세워 국내 커피업계는 물론 유가공 업계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벅스가 국내 '컵 커피' 시장에 진출하는 등 커피 시장에 전방위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유가공업계에 미묘한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국내 테이크아웃 커피 시장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스타벅스가 병커피, 캔커피에 이어 지난주 컵커피까지 출시함에 따라 스타벅스와 국내 관련업체간 함수 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등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타벅스는 국내업체와 복잡한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커피전문점 사업의 경우 신세계와 손을 잡고 있다. 스타벅스는 1997년 신세계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지분 50대 50으로 합작법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세웠다. 지난 1999년 1호점을 오픈한 이래 스타벅스 본사는 국내에서 로열티로만 200억원 넘게 벌었다.

스타벅스 매장 외에서 판매하는 '레디 투 드링크'(Ready to drink) 제품은 동서식품이 파트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5년 10월 동서식품과 손을 잡고 병커피, 캔커피를 출시했다.

여기에 최근 컵커피까지 출시하면서 스타벅스와 국내업체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졌다. 동서식품이 냉장유통제품에 대한 제조 및 유통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아 서울우유까지 '스타벅스 동맹군'에 가세한 것.

서울우유의 등장에 국내 컵커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스타벅스때문에 국내 우유업계 '빅3'가 컵커피 시장을 놓고 한판 붙게 됐다.


특히 매일유업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독점 우유 공급업체라 더욱 미묘한 입장.

우유 사용량이 많은 카페라떼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매일유업으로부터 우유를 공급받고 있다. 지난해말까지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사용한 우유는 2500만팩(1리터)에 달한다. 스타벅스가 동서식품은 물론, 서울우유와 손을 잡게 되면서 매일유업 입장에서는 스타벅스가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바뀐 셈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행보에 따른 시장 구도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제임스 레드포드 글로벌 제품 담당 이사는 "스타벅스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서비스한다는 정신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스타벅스의 '경험'(experience)을 극대화한다는 원칙 아래 파트너십을 맺는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1800원에 달하는 소비자 가격도 계속 논란을 낳고 있다. 매일유업이 출시한 1700원짜리 '카페라떼 바리스타' 제품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국내 컵커피 가격은 1000원~1200원대로 스타벅스 컵커피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스타벅스는 "유통기간이 2주인 냉장유통 제품인데다 원두 등 식재료를 최고급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커피 가격에 원두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해 결국 스타벅스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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