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부총리가 뛴다는데, 우리는.."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7.05.14 15:01

'바이오2007'을 다녀와서

지난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컨벤션 '바이오2007'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미국 바이오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2만2366명이 참가했습니다.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역대 최대규모지요. 이중 3분의1이 미국 이외 국가의 참가자였으며 39개 나라는 국가관을 열어 자국의 바이오를 알렸습니다. 39개란 숫자는 인디애나나 메사추세스 등 미국 각주에서 연 전시관을 뺀 숫자입니다.

이렇게 많은 단체가 모여들었으니, 홍보전이 치열했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지요.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고유한 로고를 응용한 부스를 세웠고, 국가관들은 각국의 특색을 나타내는 부스 디자인으로 승부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전통가옥 모양의 부스를 설치했는데요, 오가는 사람들이 '어 이게 뭐야?' 하며 한번씩 구경할 정도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위에서부터 말레이시아관과 일본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규모가 크기로는 단연 일본입니다. 중국은 일본보다는 조금 규모가 작았지만 중국식 사탕과 과자를 접대해 손님을 끌었지요. 이머징국가 중에서는 인도가 돋보였습니다. 규모도 규모지만, 홍보 책자나 기업소개도 알찼거든요. 홍보관 입구에 참가기업들의 위치와 간단한 설명을 곁들였고, 두꺼운 책자에는 자국의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었습니다.


<인도관>
 

정부 관료들도 대거 참석했습니다. 메사추세츠, 위스콘신, 미주리, 인디애나, 로드아일랜드 등 미국 각주의 주지사들이 부스를 돌며 홍보에 나섰는데요, 메릴랜드 주지사는 한국관에도 방문해 '한국기업 3곳이 최근 메릴랜드에 진출한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며 추가 진출을 독려했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한국기업들은 나름대로 만족스런 성과를 거뒀다는 후문입니다. 한국관에 부스를 연 라이프코드는 국내외 300여개 기업들이 부스를 방문해 미팅을 가졌고, 제휴를 위한 1대1일 미팅도 30건이 넘었다는군요. 씨젠의 천종윤 대표는 기자와 오랜시간 이야기를 나눌 틈이 없을 정도로 바빴습니다. 미국 내 모 기업과 주 등에서 컨텍이 있었다고 합니다. 알앤엘바이오바이로메드 등 세포치료제를 연구하는 기업들은 컨퍼런스가 매우 인상깊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하는 고민을 그들 역시 하고 있었다. 우리의 수준이 국제적으로 결코 떨어지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정도로 요약될 수 있겠네요.

"말레이시아는 부총리가 와서 화제라는데, 우리는..."
"우리는 그동안 이런 전시회에 참여한 가장 높은 직책이 산자부 국장급이었어요. 정부가 좀 더 관심을 보였으면..."
"한국 배포자료 보셨어요? 다른 데랑 비교 한번 해보세요. 속상합니다."
"한국관에 연합으로 참여하면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규모나 홍보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현장에서 보니 다른 국가관보다 한국관이 규모나, 분위기, 사전홍보 등이 미흡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이번 행사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의 목소리입니다. 개별 기업들의 선방과 달리, 그에 대한 정부 지원은 어쩐지 이들의 노력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미국내 각 주에서는 주지사들이 참가하고, 자기네 주와 관련있는 나라의 홍보관에 잊지 않고 들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갔다는데요.

정부는 BT(생명공학)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말합니다. 지난해에는 오는 2016년까지 생명공학 분야 세계 7위의 기술강국이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향후 10년간 14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요. 하지만 BT 강국은 개별기업들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닐 겁니다. 보다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정부차원에서의 지원, 너무 큰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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