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기,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의 책, '모두를 위한 공정무역(Fair Trade For All)'이 한국어로 출판됐다. 그는 "재정적, 제도적으로 취약한 개발도상국도 경제 발전할 수 있어야 공정무역"이라고 말한다.
'공정무역'. 한 마디로 세계무역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같은 말을 쓰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한다.
선진국 정부가 말하는 '공정무역'이란, "덤핑을 하지 않고 생산 및 수출보조금을 받지 않으면서 이루어지는 무역"이다.
스티글리츠는 "선진국과 빈곤국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국가간 무역 규제를 차등적용하는 무역"이야말로 공정한 무역이라고 말한다.
비정부기구(NGO)들이 말하는 '공정무역'이란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들이 만든 물건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함으로써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무역행위"다.
이들은 공정무역의 시초를 1946년 미국 '텐싸우전드빌리지(Ten Thousand Villages)'의 푸에르토리코 바느질 제품 거래, 1950년대말 영국 옥스팜(Oxfam)의 중국 피난민 공예품 거래에서 찾는다.
하지만 국내에서 쓰이는 '공정무역'이라는 말은 이런 형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국내 관세청에 있는 '공정무역'과는 지적재산권, 원산지, FTA 관련업무를 주로 수행한다. 이 과의 담당 사무관은 '공정무역의 날'에 대해 묻자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다.
세계공정무역의 날은 정부가 아니라 전 세계 70개국 3000여개 NGO가 주도하는 행사다. 1989년부터 전 세계 관련 NGO의 연합체인 국제공정무역기구(IFAT, International Fair Trade Association)가 주최하고 있다.
그래서 국내 NGO들은 아예 '세계 공정무역의 날'을 '대안무역의 날' 또는 '희망무역의 날'이라고 달리 번역해 부른다. FTA(자유무역협정), WTO(세계무역기구)이 추구하는 세계화와는 다른 세계화, 대안적 세계화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세계 시민들의 FTA '공정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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