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팔아' 돈버는 증시의 김선달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7.05.08 17:27

본인도 모르게 이름 팔려..'대동강 물장수' 따로 없네

증시에서 가수 비의 영입설이 '테마 아닌 테마'로 작용하며,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다행히 실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당사자도 모르게 여기저기 이름만 팔려다니는 형국이라, 누군가 대동강물 혹은 빗물을 팔고다니며 증시의 김선달 행세를 하고 있는 셈이다.

가수 겸 배우인 비(본명 정지훈)는 노래와 춤은 물론 연기까지 소화해내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가 주연한 드라마 '풀하우스'는 중화권에서 '대장금'의 기록을 경신하며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고,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영화에서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제2의 배용준'이 될 재목으로 꼽히는 비는 지난해 스타엠과 계약금 100억원에 '월드 투어 콘서트'에 대한 독점계약을 체결해, 증시에서 '몸값'을 입증했다. 이 때문에 5월중 JYP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종료되는 그를 영입하려는 상장사들의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본인은 불필요한 접촉 피해.. '측근' 빙자 소문만 무성
비는 다른 가수들에 비해 공연준비 기간도 길고 까다롭다. '완벽주의' 성향으로 이미지 관리에 철저한 편이어서, 전속계약 만료전 섣부른 움직임이나 외부와의 접촉은 피하고 있다. 게다가 부친의 움직임만으로 증시가 들썩이는 경험을 한 비가 더욱 자중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정론이다.

반면 증시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종목을 바꿔가며 '비 영입설'이 나돌고 있다. 공식 및 비공식적으로 '비 영입'을 추진한다는 업체가 상장사들만 10여개다. 연예매체 뿐 아니라 경제매체도 주가의 움직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문을 추적하지만 근원은 항상 '측근'이다.

비 자신은 계약이 만료되고 예정된 투어콘서트를 마무리하는 시점까지 입장을 유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측근'들은 끊임없이 소문을 퍼뜨리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상장사 '주가 띄우기' 활용.. 브로커 활개로 엉뚱한 종목 '널뛰기'
이 때문에 일부 상장사들이 '비 영입'을 테마로 주가를 띄우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지그린텍은 지난달 증시의 소문에 이어 "비 영입을 추진중이지만 경쟁사가 많아 성공은 미지수"라고 밝혔다. '되면 좋고 안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에스엠과 올리브나인은 가수 비의 영입을 검토했지만 공공연히 말도 꺼내기 힘들다. 투자자들의 민감한 반응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때문이다.

올리브나인은 3일 일부 언론에서 비와 전속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내용이 보도돼 주가가 10.96%나 급등했고 거래량도 평소의 8배 가량으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움직인 내용이 없는데 소문이 먼저 움직인다"며 난처해 했다.

△스타엠 비 영입도 '미지수'.. 수익성부터 따져야
현재 '비 영입설'의 최대 수혜는 스타엠이 누리고 있다. 비의 아버지 정기춘씨가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해 대규모 유상증자 신주발행가를 높일 수 있었고, 'A급 연예인 영입'에 1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는 이유로 8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 대비 86%나 주가가 급등했지만 아직까지 '비 영입' 여부는 알 수 없다. 여전히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100억~400억원까지 계약금이 거론되고 있지만 비의 영입이 회사에 어떤 이득을 줄 지는 미지수다. 거액의 계약금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계획과 함께 구체적인 계약조건이 공개되지 않는 '비 영입'에 투자하는 것은 대동강의 물을 사는 것만큼이나 불확실한 투자다.

비나 그와 계약할 회사 모두, 계약금과 수익배분 조건도 없는 공정공시로 주가를 띄우는 대신 성장성이 입증된 사업모델과 실적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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