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産銀, '철밥통' 깨진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07.05.07 16:08

이달초 임금피크제 대상 1급 40명 일선지점 발령

산업은행의 '철밥통'체질이 깨지고 있다. 만 59세까지 보장되던 정년제도조차 사실상 사라졌고 최근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고위급 직원들이 대거 일선지점으로 발령받는 등 '안정된 직장'으로서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1일 55세 이상 1급 직원 40명을 전국 각 지점으로 내보냈다. 이들은 임원승진에서 누락된 현업부서의 부장급 직원들로 각 지점에 배치돼 감시업무 등 현장의 준법감시인 업무를 맡는다.

이에 대해 산은은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경륜과 관록이 있는 고경력 직원들을 각 영업점에 전진배치, 내부통제 및 준법감시업무의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산은 관계자는 "규정상 55세 이상 직원들은 부서장 직위를 떠나 본점부서의 심사역을 맡아왔고 앞으로는 지점후선 업무를 맡는다"며 "각 지점에 배치된 분들은 앞으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지점장ㆍ팀장들을 돕고 업무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지점장을 거쳐 각 부서의 부ㆍ실장을 역임했던 고경력 직원들이 후배뻘 지점장 및 하급 팀장들의 업무지시를 받게되는 모양새여서 처신에 적지않은 심적 고통이 따를 수 있는 사안이다. 또 최근 이사로 승진한 인사보다 입행 선배들이기도 해 행내에서 처신이 어렵다는 고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조치를 놓고 산은 내부에서는 사실상의 '인력구조조정'이라는 자조적인 반응도 나온다.

현재 산은의 정년은 만 59세이지만 임금피크제도에 따라 만 55세가 되는 1급 직원들은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할 경우 거취를 선택해야한다. 그간 산은 잔류를 선택한 고위직원들은 주로 여신심의실 소속 SCO(Senior Credit Officer)로서 여신심사를 맡거나 기업지원실의 내부통제관리역 또는 중소기업지원 전문위원,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을 맡아왔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여신감리, 대북한 전문가 업무를 맡은 선배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40개 지점으로 전진 배치됐다"며 "일부 서운한 감정을 느끼는 분들이 있겠지만 대부분 조직의 효율성 차원에서 단행된 조치인 것을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산은의 한 직원은 "(일선지점으로 배치된 사람들은) 30년 이상 산은의 주요 부서에서 갖은 경험을 쌓아온 금융맨들인데 아쉽게 됐다"며 "이제 산은도 점점 민간금융기관과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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