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회장은 매년 열리는 버크셔해서웨이 정기주주총회에서 5시간여에 걸쳐 주주들이 쏟아내는 갖가지 질문에 성실히 답변한다.
올해에는 부모와 함께 주주총회장을 찾은 10살짜리 소녀가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뭐냐"고 묻는가 하면 버크셔 해서웨이 계열사의 수력발전소 개발로 피해를 입은 인디언 가족이 전통 의상을 입고 나타나 눈물 바람을 하며 탄원성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버핏 회장은 그의 오랜 동업자인 찰스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과 예년과 변함없이 단상에 나란히 앉아 유머를 잃지 않으며 시종 진지한 답변을 털어놨다.
- 캔터키주에서 찾아온 10살 소녀는 "돈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뭐냐"고 질문을 던졌다. 주주들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버핏 회장은 다른 질문에 유머로 응수하기 시작했던 것과 달리 진지한 표정으로 답변했다.
(버핏 자신은 11세에 주식 투자를 시작했고 골프장 캐디로 일하며 공을 주워팔고 워싱턴 포스트를 배달하며 돈을 모았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이미 네브라스카 북부에 40에이커 농장을 1200달러에 매입, 농장주가 된 바 있다)
▶부모나 어른들과 그것에 관해 자꾸 얘기해라. 몇살부터 하는 것이 좋은지 연구가 많은데 어릴 때부터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지금은 너무 어리고 고교생이 되면 다른 사람이 너에게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거라. 빚지지 마라.
찰스 멍거 부회장은 "무슨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믿게 해라. 그러면 무슨 일이든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 한 주주는 "그동안 상품 투자를 하지 않았는데 최근 왜 철강주를 사들였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포스코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투자한 것이다. 한국의 포스코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철강회사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너무 낮아 매력적이었다.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되고 있는 파생상품에 대한 답변은 의외로 강경했다.
▶파생상품이 많이 팔리면서 레버리지가 너무 커졌다. 금융시장에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언제 시장에 충격을 줄 지 모를 일이다. (파생상품 확산으로 인해 레버리지가 커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시장이 전반적으로 비합리적(totally irrational)인 상황이다.
- 미국에 신용 경색이 올 가능성이 있는가. 버크셔해서웨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가.
▶미국에서 신용 경색이 전면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때때로 신용 시장이 과거 1998년 롱텀캐피털 파산때와 같이 일시적으로 중단(seize up)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낮춰 신용위기가 안오게 할 것이다. 20년전, 40년전 주택위기가 있을 때도 연준이 금리 잘 조정해 신용위기를 막았다. 연준이 잘 할 것이다.
- 인디언 전통복장을 한 인디언 가족이 마이크를 잡았다. 버크셔해서웨이 계열사가 개발하고 있는 오레곤주의 수력발전소 때문에 인디언 보호구역내 물이 말라 송어들이 사라졌다며 눈물로 대책을 호소했다. (주주들만이 질문할 수 있는데 이 질문을 하기 위해 한 주에 1억원이 넘는 버크셔해서웨이 A주식은 못샀다 하더라도 한 주에 300만원이 넘는 B주식 사기도 힘들텐데, 어찌 된 일인지 마이크를 잡았다)
▶그 문제는 제가 결정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 지역 관할 관청에서 결정하도록 계약이 돼 있습니다. 그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구 온난화가 버크셔해서웨이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지구 온난화가 허리케인 피해를 늘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보험사업분야는 그런 위험에 대한 대비를 강화할 것이다.
- 후계자는 누구로 할 것인가
▶ 높은 수익을 내는 것보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리스크(위험)를 보는 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찾는 사람은 일반 펀드매니저들과 달라야 한다. 펀드매니저들은 소규모 자금을 맡아 운용하지만 (내 후계자는) 대규모 자금을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600~700명이 응모했는데 투자경력 등을 보고 있다. 20억~30억달러를 맡겨 운용시켜보고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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