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펀드판매 '빛 좋은 개살구'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7.04.22 12:12
보험설계사의 펀드 판매 실적이 초라한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부터 보험설계사 펀드판매가 허용된 생명보험사들은 거미줄 같은 판매망을 활용, 펀드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수익성이 낮은데다 보험설계사들도 보험상품에 비해 펀드 판매 수수료가 턱없이 낮아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 그치고 있다.

22일 생명보험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보험설계사 펀드 판매실적을 조사한 결과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한 타 생보사들의 실적이 30억원 이하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은 '펀드 취득 권유인' 자격증을 갖고 있는 보험설계사들이 총 4400명으로 47개 금융프라자를 통해 2236억원을 판매했다. 투자자들이 금융프라자를 방문해 펀드에 가입한 금액을 합치면 5844억원에 달한다.

반면 '생보사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670명의 펀드판매 보험설계사를 확보했지만 실적은 30억원에 불과했으며 대한생명은 500명의 보험설계사가 10억원의 실적을 올리는데 그쳤다. 교보생명은 펀드 판매를 할 수 있는 보험설계사가 810명으로 이들이 판매한 액수는 20억원에 머물렀다. 동부생명은 보험설계사 80명이 20억원을 판매했다.

생보업계 시장점유율 4위인 외국계 ING생명은 총 1563명의 보험설계사가 펀드를 104억원 판매해 다소 높은 성과를 냈다. 동양생명과 금호생명, AIG생명, 알리안츠생명은 아직 펀드판매를 시작하지 않았거나 검토중인 단계이다. 다만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증권사와 개별적으로 판매 계약을 맺고 펀드 판매에 나서고 있다.


생보사들이 막강한 판매조직을 갖추고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는 보험상품 대비 펀드의 낮은 판매보수 때문이다. 펀드 판매수수료는 보통 연 1.5%정도로 이중 60~70%를 보험설계사에게 판매보수로 지급한다. 반면 보험상품은 가입기간 전체 보험료 불입액의 20~25%정도를 사업비로 떼며 이 가운데 80~90%가 보험설계사 몫으로 돌아간다. 보험설계사 입장에선 보험상품을 파는게 펀드보다 돈을 더 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펀드 판매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

생보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펀드를 판매하려면 직원 교육과 전산시스템 개발 등 비용이 많이 드는데 보험사 입장에선 펀드 판매를 통한 수익성이 투자대비 높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며 "펀드는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母) 그룹이 자산운용업에서 출발한 미래애셋생명의 경우는 다르다. 이종길 미래에셋생명 홍보실 과장은 "펀드 판매는 수익성보다 종합자산관리차원에서 접근해야 된다"며 "자산운용사를 '축'으로 증권·보험사의 동반 성장을 추구하는 그룹차원의 의지가 뒷받침되면서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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