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도 공짜는 없다

머니투데이 김재영 기자 | 2007.04.19 13:01

[재테크법칙]촉매 투자

무릇 사석에서 흘러나오는 돈에 관한 비밀정보는 그 폭발력이 대단하다. "쉿! 너만 알아"라고 슬쩍 흘려주는 얘기를 귀동냥이라도 하게 되면 탐욕에 빠지는 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이성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탐욕과 공포라는 두가지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결과는 뻔하다. 그런데도 비밀정보는 대개 그럴듯하다는 점 때문에 알면서도 당하는 경우가 적잖다.

그런 측면에서 마리오 가벨리라는 위대한 가치투자자가 제시한 촉매 이론은 비밀 정보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람들이 비밀정보에 맥을 못추는 건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서다. 가벨리 역시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마냥 기다릴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능하면 주가가 빨리 오르기를 바랐고, 이때문에 촉매에 주목했다. 가벨리는 주가를 끌어올릴 특별한 사건이나 요인을 촉매(catalyst)라고 불렀다. 본래 촉매는 화학 반응을 촉진시키는 매개체라는 뜻으로 쓰인다. 가벨리는 이를 투자에 응용, 주가를 촉진시킬 매개체로 규정했다.

주요 촉매로는 정부의 규제 완화나 정책변화, 지역개발에 따른 부동산 자산 폭등, 인수합병, 기업의 구조조정, 실적개선 등이 제시된다. 최근에 합의된 한미 FTA도 특정 주식에는 주가를 끌어올릴 촉매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수혜주를 분석하기도 했다.

부동산 투자에서의 촉매는 도로 개설이나 뉴타운 개발, 지하철 개설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린벨트 해제나 용적률 확대 등 정책이나 제도 변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촉매 요인이다.


'촉매'가 있는 주식은 적절한 시점, 적절한 가격에 투자할 경우 상당한 수익을 안겨준다. 남들보다 빨리, 남들보다 싼 가격으로 샀을 때이다. 이미 남들이 다 알고 있고,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있다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또 한가지 빼놓지 말아야할 점이 있다. '촉매'의 효과에 의문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학반응을 촉진해야할 촉매가 효과가 없다면 분명히 촉매 자체에 문제가 있지않나를 의심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투자에서도 촉매가 잘못된 내용이거나 과대평가됐다면 주가가 오르지 못하거나, 심지어 떨어질 수도 있다. 어떻든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20대 투자자인 A씨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원칙 아래 '촉매'를 활용하는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그는 주로 턴 어라운드 기업에 투자한다. 일단 투자를 염두에 두는 기업을 발굴, 관심 종목에 올린 뒤 최소한 2분기 이상 실적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확실한 실적 개선을 확인한 뒤에야 효과를 인정, 촉매로 사용하는 셈이다.

귀동냥으로 들은 비밀정보가 주가를 끌어올릴 촉매가 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성 싶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더군다나 잘 알지도 못하고 확인도 하지 않은 정보는 제대로 된 촉매라고 할 수 없다. 자신이 확인할 수밖에 없다. 나쁜 마음으로 남의 돈을 가로채려는 주가 조작 세력은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너무나 잘 이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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