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대비? 중국에 묻어요"

머니투데이 황숙혜 기자 | 2007.04.20 12:55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손유정 씨 성공담(2·끝)

손유정 씨 성공담(1) 보기


중국이 세계 경제의 차세대 성장 엔진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투자를 결심해도 개별 종목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기본적인 것부터 막히기 일쑤다.

경제 신문을 봐도 중국 개별 기업에 관해서는 투자 판단을 내릴 만큼 충분한 정보를 얻기는 힘들고, 국내 증권사는 최근에야 해외 증시 리서치를 위한 인력을 갖추기 시작한 상황이다.

유망한 종목을 찾아 매수해도 주가 급등락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기 쉽지 않고, 사후 관리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일 역시 외롭고 힘겨운 싸움이 되기 마련이다.

중국 증시에 한 발 앞서 투자한 손유정 씨는 돈이 되는 정보를 구하고는 데 발품과 손품을 아끼지 않았다. 부지런히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한 뒤에도 확신이 생기고 나서야 해당 종목을 매수했고, 목표한 투자 기간과 수익률에 이르기 전에는 단기적인 주가 등락에 흔들리지 않았다.

◇ 구하는 만큼 얻는다= 손유정 씨가 중국 주식에 관한 책을 처음 접한 것은 2005년이었다.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은 그 후로 1년 이상 관련 서적을 읽고, 투자설명회에 참석하고, 전문가들을 찾아 의견을 구하고 나서였다.

"인터넷이 발달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하지만 부산에서 접할 수 있는 투자 정보는 서울에 비해 떨어져요. 전문 인력도 대부분 서울에 있고, 투자설명회도 부산보다는 서울에서 자주 열리니까요."

거주지가 지방 도시라는 점은 재테크에 불리한 여건이지만 이 때문에 투자기회를 놓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중국 투자 관련 서적을 쓴 저자를 만나기 위해 상경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부산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강연회도 가능하면 참석하려고 애썼다.

생생한 정보를 접하는 만큼 자극을 받았고, 투자에 대한 확신도 높아졌다.

"구하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도 어려워요. 강연회에 직접 참석하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질문하고, 한 번 인사를 나눈 전문가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불확실성을 제거했고, 충분히 자신감이 생겼을 때 매수했어요."

◇ 떨어지면 매수 기회= 돌 다리를 두드리는 신중함으로 장기 투자를 생각하고 매수해서일까. 투자한 종목의 단기적인 등락에는 자연스럽게 의연해졌다.

은행 영업점 직원이 펀드 환매와 개별 주식 매도를 권유했을 때 버틸 수 있었던 것도 단기 차익을 노린 '묻지마' 투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강연회에서 만난 전문가의 말대로 했다면 투자 시기를 앞당겨 좀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었다. 혼자 투자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인터넷의 뉴스 및 정보를 검색하며 종목을 연구하느라 몇 개월을 보내는 사이 주가가 올라버린 것.

"어떤 종목은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일도 있었어요.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니까 오히려 더 싸게 살 기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전에 충분한 종목 리서치를 하고 투자 기간을 정하는 과정이 없었다면 두려운 마음에 손절을 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주위에서는 손실이 났으니 어쩔 생각이냐고 야단이었지만 매도해서 수익률을 확정한 것도 아닌데 왜 손실이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손유정 씨는 보유한 종목이 아직은 펀더멘털 측면의 이유로 대세 하락을 보일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가 출렁거려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 노후 관리 중국 주식으로= "투자를 하면서 알게 된 업계 전문가들은 우량주를 사서 평생 보유하라고 하더군요. 노후 대비도 중국 주식으로 할 수 있다는 얘기였죠. 솔직히 10년 이상 보유하려고 생각하니까 답답하긴 했어요."

손유정 씨는 중국 투자 전략을 두 가지로 나누었다. 우선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배경으로 중국 경제가 만개할 때까지를 1단계로 정했다. 이 기간 동안의 투자 종목은 정부의 SOC 투자와 거시경제 성장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고 올림픽 이후 말 그대로 '자식에게 물려 줄' 보석을 고르는 자세로 장기투자에 임할 생각이다.

단기적인 시세차익보다는 장기간 보유하면서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종목으로 투자 포인트를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 주식의 매력에 취해 있지만 전체 자산에서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도록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생각이다.

"한국 증시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조정을 받은 것처럼 중국도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해요.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인지 여부는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겠죠. 지금도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지만 올림픽 이후에는 보다 긴 호흡으로 접근할 생각입니다."

야무진 원칙과 계획을 가지고 하는 일이지만 손유정 씨의 재테크 목적은 단순하다.

"부자가 되어서 거창하게 사업을 벌이거나 노후에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에요. 다만 경제적인 자유를 얻고 싶어요. 대단한 자유는 아니고, 적어도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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