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복수 다이어트vs 사랑 다이어트

윤장봉 트리니트클리닉 공동원장 | 2007.03.28 10:58
얼마전 제가 아는 분이 재미있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선생님, 복수 다이어트라고 들어보셨어요?". 제가 포도다이어트, 우유-식초 다이어트, 덴마크식 다이어트, 앳킨스 다이어트 등 이 분야의 다이어트 방법은 어느 정도 다 들어봤지만, '복수'다이어트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제가 모르는 새로운 약품인지, 식품인지 궁금했는데 알아보니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US위클리'는 리즈 위더스푼이 필립과 이혼 후 두 사이즈나 작은 옷을 입게 됐다며 '할리우드 복수 다이어트'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위더스푼이 이혼 후 훨씬 나아 보인다는 평과 함께 말이다. 덧붙여 드류 배리모어와 케이트 허드슨도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예전 섹시한 몸매를 되찾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 마디로 '복수 다이어트'라는 것이 'Revenge diet'라는 것인데, 그 분 말씀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면, 헤어진 남자친구의 사진을 붙여놓고, 배고플 때 마다 사진을 째려보고 나면 배고픔 보다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나니까 생각나는 다른 유명인사가 있었습니다.

'칼 라거펠트'라는 이름이 익숙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입니다. 1938년 독일 함부르크 출신이죠. 지금 나이로 67세인 할아버지입니다. 사실 노인 비만이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편입니다. 60세 이상에서 체중감량은 한 달에 2kg만해도 성공이라고 판단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칼 라거펠트는 62세때 1년만에 98kg에서 55kg으로 체중감량을 하였던 사실은 패션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사건이었습니다. 도대체 그 나이의 할아버지가 왜 체중을 줄였을까요? 건강 때문이 아닙니다.


칼 라거펠트로 하여금 환갑이 넘은 나이에 그 어려운 체중감량을 하게 만든 동기는, '크리스찬 디올'의 남성복 '디올 옴므'를 담당하고 있는 '에디 슬리먼'이라는 젊은 남성 디자이너의 옷을 입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사람이 좋아하는 남성 모델이 평균 키 185에 체중이 55정도 나가는 사람을 위한 옷을 만드니, 웬만한 남자 몸매로는 이 사람 옷을 입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언제인가 잡지에서 '강동원, 디올 옴므를 완벽하게 소화하다!'라는 타이틀을 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그 '디올 옴므'인가 하는 옷을 입어볼 용기는 나지 않습니다 (물론 비싸다는 것을 핑계로).

환갑이 넘은 그 할아버지가 왜 꼭 그 옷을 입고 싶었을까요? 패션계의 입방아에 따르면 환갑을 넘은 '칼 라거펠트'와 30대의 '에디 슬리먼'이 나이, 성별을 초월하는 '사랑'의 관계랍니다. 일단 동성애의 관점은 접어 두고라도, 체중을 40kg넘게 줄인 동기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옷을 직접 입어보기 위해서라면, 그 보다 더 큰 '동기'가 있겠습니까.

결국 '복수'를 위한 다이어트도 한 가지겠지만, 저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복수'도 '애증'의 표현으로 본다면 다른 의미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씀입니다. '복수 다이어트'에 대해 말씀해주신 그 분도 지금은 아주 예쁜 사랑에 빠져 계시기 때문에 더 예뻐지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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