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안의 출애굽, 그의 모세와 여호수아는?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7.03.22 13:50

[3색인터뷰]출애굽기 인용해 탈당 심경 밝혀

"탈당파 비롯해서 정계개편 꿈꾸는 사람들은 출애굽기를 보면 다 알아요. (탈당은) 아무 대책도 없이 사실은 출애굽을 한 것이죠".

이계안 의원(사진)은 성경의 '출애굽기'를 인용해 열린우리당 탈당 뒤의 소감을 말했다. 이 날은 그의 '출(出)열린우리당' 50여일째.

그는 솔직했다. "탈당 후 어려운 건 없습니까"하고 묻자 "굉장히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성경을 예로 들었다.

성경에 따르면 지금의 이집트인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히브리 백성은 모세를 따라 '가나안'으로 떠났다. 이게 출(出)애굽이다.

애굽을 떠난 히브리 민족에겐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에게도 마찬가지다.

그가 천정배 의원 등과 함께 하는 민생정치모임(민생모) 소속의원은 불과 8명. 민생모는 정당도 교섭단체도 아니다. 때문에 여론의 관심이 적다. 집단 탈당해 교섭단체를 만든 통합신당모임과 자주 비교된다.

모세의 일생도 화제에 올랐다. 모세는 홍해를 가르고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에서 백성들의 목을 축였다. 그러나 끝내 가나안의 관문인 '여리고' 성벽을 넘지 못했다. 불순종, 신을 의심했다는 이유다.

모세를 동정할 수도 있지만 이 의원은 또 다른 해석을 내렸다. "모세가 못 들어간 것은 불순종해서지만 문화적으로 보면 이집트 문화에 젖은 사람들은 한 사람도 못 들어간 것이죠."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결국은 구체제를 가지고 떠드는 사람들은 망합니다. 교육과 양극화문제, 여기에 저출산 고령화도 포함해서 새 질서 새 체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아이디어와 구체적 실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넘어가겠죠."


성경에선 모세 대신 '여호수아'가 히브리 백성의 새 리더가 된다. 모세의 일행 가운데 선발대로 가나안 땅을 미리 보고 돌아온 인물이다. 이 내용은 출애굽기에 뒤이어 레위기, 민수기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여호수아는 누굴까. 이 의원이 웃으면서 말했다. "한 그룹에선 정운찬, 또 한쪽에선 문국현이 아닐까 하는데...4월25일(재·보궐선거) 거쳐서 입장이 정리될 겁니다. 그래서 이번 재보선이 재밌어요. 이 참에 다 털어내야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어떨까. 이계안 의원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캐피탈 CEO 출신. 현대그룹 경영자였단 점에서 이 전 시장과 자주 비교된다.

"말하기 어렵긴 한데…굉장히 유력한 후보로 등장하지만 그 분의 가치에 동의하긴 어려워요. 정말 그 분이 말하는 시대정신이 뭘까, 다시 토목국가를 만들자는 것인가 그런 부분에 대해 더 얘길 많이 들어봐야 하겠지만요".

모세도 여호수아도 마땅히 떠오르지 않았다. '바다가 갈라질 만한' 기적의 조짐도 아직 없다. 하지만 이 의원은 비관적이지 않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우린 정말 틀린 것 아니냐고 말을 하죠. 하지만 오아시스에 머물 순 없지 않겠어요. 우리는 가나안으로 갑니다".

▲경기 평택(55세) ▲경복고, 서울대 경영학과 ▲현대중공업 입사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캐피탈/현대카드 회장 ▲열린우리당 17대 국회의원(서울 동작을) ▲열린우리당 탈당 ▲민생정치준비모임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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