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만난 한 건축용 자재 제조기업의 CEO A씨는 최종학력이 농업고등학교 졸업이었다. A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장사를 배우기 위해 건자재 유통상의 점원으로 들어갔다.
"학력도 기술도 없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장사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우연히 건자재상으로 갔으니 지금 건축자재 제조업을 하고 있지요, 다른 업종으로 갔다면 그 업종 장사를 했을 겁니다."
A씨는 일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장사를 배워야 내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일이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내일 어떻게 해야할지를 항상 계획했습니다. 그러다보면 저절로 진취적인 생각이 듭디다."
몇 년 일해 모은 330만원으로 유통업부터 시작했다. 30여년이 흘러 A씨가 경영하는 회사의 올해 예상매출액은 700억원에 달한다. A씨는 당당한 자부심으로 일갈했다.
"나처럼 배경도 학벌도 없는 사람도 일만 생각했더니, 해낼 수 있었습니다. 좋은 대학 나와 좋은 배경에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저로선 도저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겁니다. 퇴근해서 드라마 볼 시간이 어디있습니까? 뭘 어떻게, 잘 할까를 늘 고민해도 될까 말까한 세상에 말입니다."
기자에게 대놓고 하는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왠지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