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CEO, "REACH 등 환경장벽 걱정된다"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7.03.15 16:09

이치범 환경장관 간담회-정부차원의 대책마련 절실

국내 주요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목소리로 유럽연합(EU)의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도입과 온실가스 감축을 우려하면서 정부차원의 적극적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환경부가 15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한 이치범 환경부 장관과 국내 10대 그룹 CEO와의 간담회 자리다. 대표적인 규제부처 장관인 환경장관이 주요그룹 CEO급들과 개별적인 만남을 가진 적은 있어도 한꺼번에 만나 의견을 교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지구환경연구소 박종식 부사장과 현대자동차 이현순 사장, 포스코 정준양 사장, GS칼텍스 명영식 사장, KT 남중수 사장, 롯데쇼핑 이철우 사장, 대한항공 이종희 사장, 금호아시아나 신훈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환경정책의 중요한 고객 중의 하나가 기업이고, 기업을 이끌고 가는 CEO 여러분들"이라며 "REACH가 시행되면 산업계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대기업 CEO 차원의 각별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협조를 부탁했다.

이에 대해 박종식 부사장은 "환경부가 상당히 고객지향적인 행정을 하는 것 같아 반갑다"면서 "업종은 다르지만 기업도 환경문제에 대해서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순 사장은 "차에 들어가는 모든 화학물질을 등록하지 않으면 유럽에 판매하기 어렵고 여러가지 제약이 예상된다. 자동차업계와 제조업 전체가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상당히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REACH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 사장은 또 "유럽은 자동차 배출가스 때문에 하이브리드차가 아니라 디젤차에 치중하고 있는데 국내도 환경부의 정책검토를 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종희 사장도 "유럽에 연간 1억불 정도 수출하는데 아직까지 REACH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지침이 없다. EU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하고 있는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걱정했다.

이철우 사장은 "기업에서도 정부지원 등 동기가 부여되면 REACH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세제혜택 등이 가미된다면 정부에서 걱정하는 부분이 잘 풀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신훈 부회장은 "민관이 합동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협력사업을 함께 구상해도 좋을 것"이라면서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환경법규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규제가 심하니 만큼 완화시킬 부분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정준양 사장은 "대기오염은 한국만 잘한다는 되는게 아니라 동북아 3국이 서로 공동연구를 한다면 윈윈할 수 있는게 많고 기업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재계의 주문 및 요청에 대해 이 장관은 "우리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체계적인 준비가 약하다. 우리 산업계에서 감당해야할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고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