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레닌-노대통령

머니투데이 이백규 산업부장 | 2007.02.16 07:06

[이백규의 氣UP] 주가 더블 내기… 현대차의 선택은

현대차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고 다시 뻗어나갈 해법은 없을까. 많은 사람들이 걱정만 하지 답을 못내던 차에 귀가 번쩍 트이는 속시원한 두가지 얘기를 들었다.

월가의 한국 출신 한 펀드매니저는 대뜸 현대차가 위험하다고 했다. 노조 문제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월가에서도 위기를 느낄만큼인가 하는데 뜻밖의 말을 한다. 전주들로부터 현대차를 엘비오(LBO:Levereged Buy-out: 인수 기업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인수후 마사지해 비싼 값에 되파는 금융기법)하자는 제의를 얼마전 받았다는 것이다. 요지는 이렇다.

현대차는 자산이나 성장가능성에 비해 엄청 저평가돼있다. 시드머니를 댈테니 부족한 것은 엘비오하자. 수년내에 최소 2배를 벌수 있다. 단 전제가 있다. 첫째, 노조문제는 돈으로 해결한다. 초과 수익의 10%가 되든 20%가 되든 하여튼 노조가 파업을 해서 성과급 타내는 것보다 근로자에게 더 돌아가게 한다. 몇년 지나면 지금의 강성 노조는 설자리를 잃게 된다.

둘째, 미국 앨라배머공장, 인도 공장 등을 현지에서 기업공개 (IPO)해 수조원을 조달하고 기업가치를 올린다. 오너 지분은 한자리수인데 외국인 몫은 50%에 달하는 점도 유리하다. 본인은 진짜 애국심에서 거절했지만 그런 음모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옆에서 봐도 현대차는 훌룡한 사냥감이라고 했다.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도 있겠지만 하여튼 재무관리와 노무관리, 즉 경영 혁신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노사관계를 돈으로 해결하고 금융기법을 제조업에 접목하는 월가식 접근법과는 사뭇 다른 한국식 해법도 솔깃했다. 한 퇴역 베테랑 노동운동가는 노무현 대통령의 결자해지론을 제기한다.

"현대차 노조가 지금의 권세를 누리게 된 것은 노대통령 덕이다.DJ정부 출범하던 98년 현대차 노사는 한판 세게 붙었고 36일간의 기나긴 파업에도 끝이 보이자 않자 당시 집권당인 국민회의 부총재 노대통령은 울산 현장에 내려간다. 노동부의 공권력 투입에 제동을 걸고 노조편을 들어 지금의 단체협약을 체결케 하는 '중재'에 성공한다.

노대통령은 사석에서 그때의 무용담을 뽐내곤 했다고 한다. 그 협약에는 정년보장, 노사 합의후 감원, 공장이전에 따른 해고 금지 등 지금 노조 파워의 원천이 되는 불평등 조항들이 포함돼있다"


러시아 혁명가 레닌은 노동자들로부터 총을 맞은 적이 있다. 노동자 중심의 공산주의를 성공시킨후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생산성 혁신임을 깨달은 레닌은 노동자를 쥐어짜는 '시장주의형 개혁'을 시도한다. 노동자 천국이 왔다고 믿었던 노동자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며 총격을 가한다.

현대차의 노조 중심 세상 만들기에 한축을 맡은 노대통령이 이제는 앙시엥레짐이 된 '노조주의'와 결별할 때가 왔다는게 늙은 운동가의 충고이다. 노대통령이 진정 위대한 지도가 되려면 레닌이 그랬던 것처럼 총 맞을 각오로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어제의 동지이자 원군을 버려야 한다.

조합원을 버리면 비조합원과 협력업체와 울산시민과 무엇보다 국민여론을 얻게 된다. 9년전 그랬듯 '노동 중재자' 노대통령이 울산 현장에 출현한다면..그간의 대통령 실정도 일거에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일부이지만 도요타차보다 비싸졌다. 주가는 반토막났다. 기아차는 97년 외환위기이후 9년만에 처음으로 적자기업으로 전락했다. 현대차는 이익이 팍팍 줄고 미국시장 점유율도 급락하고 있다. 67년 설립이래 최대 위기다.

날카롭고 뾰족한 변곡점에 올라선 현대차. 월가식이든 한국식이든 담아낼 그릇이 있어야 하고 그 틀은 정몽구회장이 앞장서 움직일때 만들어진다.

노대통령은 엊그제 바로셀로나에서 정몽구 회장에게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노대통령이 도와주고 MK가 평소대로 밀어붙이면 현대차 주가는 월가의 개입 없이도 더블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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