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신림동, 이름 바꾸면 집값 오를까

머니투데이 채원배 기자 | 2007.02.14 15:35

관악구,동명칭 변경 주민의견조사 실시…2/3찬성시 개명 가능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였던 관악구 봉천동과 신림동의 이름이 바뀔까. 동(洞)이름을 바꾸면 주민들의 기대대로 집값이 오를까.

관악구(구청장 김효겸)가 봉천동·신림동 명칭 개정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봉천·신림'이라는 이름이 역사속으로 사라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악구는 다음달 봉천동과 신림동 주민 2000명을 대상으로 동명칭 변경에 대한 전화 설문조사를 전문여론조사기관 2곳에 의뢰해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구는 표본조사 결과 이름 변경을 희망하는 주민들이 많을 경우 봉천·신림동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찬반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관악구 관계자는 "최근 이 지역이 재개발돼 고층아파트와 빌딩 등이 들어서며 예전의 달동네의 모습을 지워버렸는데,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름을 고수할 필요가 있냐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동명칭 변경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동이름 변경을 원하는 이유는 집값 때문. 과거 달동네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때문에 집값이 인근 동작구의 상도·사당동에 비해 낮다는게 주민들의 판단이다.


실제로 이 지역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인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32평의 시세는 4억4000만원(국민은행 KB시세 일반거래가기준)으로, 상도·사당동의 같은 평형 시세보다 1억원내외 낮다.

구 관계자는 "다른 구에서 이사온 주민들이 '동네 이름을 바꿔야 집값이 오른다'며 동명 개정에 더 적극적"이라며 "하지만 봉천·신림이 주는 정감어린 어감과 신림동 고시촌, 순대촌 등 브랜드 밸류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를 바꿀 경우 인지도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행정적 비용 문제 등으로 동명 개정을 반대하는 의견도 적잖다"고 설명했다.

관악구는 지난 1981년, 1993년, 1995년에도 동명칭 변경을 시도했다. 하지만 90%이상의 주민동의가 필요한 규정때문에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주민 절반 이상이 참여한 여론조사에서 3분의2이상이 찬성하면 가능한 것'으로 완화돼 최근 동명 개정 작업이 다시 불붙고 있다.

관악구의 현재 인구는 53만명. 하지만 법적으로 동은 단 3개뿐이다. 14개의 신림동(신림본동~13동), 12개의 봉천동(봉천본동~11동), 남현동으로 구성돼 있다. 봉천동과 신림동 주민은 약 51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동 이름을 바꾸면 주소가 달라지면서 호적·주민등록·등기부등본·자동차등록대장 등 무려 312종의 공적 서류를 바꿔 기재해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 행정비용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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