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 단둥 vs 불꺼진 신의주, 엇갈린 운명

중국 단둥=이승제 이상배 기자,사진=최용민 기자  | 2007.02.14 09:49

[단둥vs신의주]<중>대북교역 중심 단둥…신의주는 만성 전력난

단둥시는 우리 한반도와 오래 전부터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삼국시대 말기에 당나라는 '동쪽을 평안하게 한다'는 뜻의 안동도호부를 설치했다. 지금의 중국은 건국 후 '동쪽을 붉게 물들인다'는 뜻을 담아 '단둥(丹東)'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은 단둥을 통해 한반도를 견제하고 있다. 단둥은 현재 동북공정(동북대개발)의 핵심기지가 돼 있다. 중국은 최변방인 단둥과 지역 발전에 왜 그렇게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동북공정 핵심기지 단둥'
중국은 최변방인 단둥 지역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둥의 주거지역(사진상) 단둥의 상업지역과 번화가(사진중) 고층건물이 올라가고 있는 압록강 북한 접경지역(사진하)

◇'신의주 특구', 사라진 꿈인가= 북한은 신의주 특구를 통해 경제활성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2002년 신의주를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하고 어우야(歐亞) 그룹 회장인 양빈(楊斌)을 초대 행정장관으로 임명하려 했다. 하지만 양빈은 같은 해 9월 중국 정부에 의해 체포, 사법처리됐다. 탈세 등의 혐의로 18년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은 중국의 견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신의주 특구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신의주를 '또다른 홍콩'으로 키우려는 계획에 여전히 미련을 갖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은 단둥에 호텔 카지노 여행 등 위락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을 갖고 있다. 외국의 자본을 유치해 산업을 육성하려는 것과 맞물려 현재 가장 긴급하게 필요한 '현금'을 벌어들이려는 의도다.

하지만 단둥에서 무역에 종사하고 있는 한인 기업인들은 정작 신의주 특구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현지 한 기업인은 "신의주 특구는 애초 꿈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개방한다 해도 부두, 공업용수, 전기, 인력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단둥을 통해 북한을 길들인다=단둥한인회 한 관계자는 "중국은 신의주-단둥 지역의 개발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고, 실제 주도권을 확실하게 확보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에 신압록강대교의 건설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양국의 교역량이 늘어나고 있어 기존 중조우의교 하나로는 부족하기 때문. 중조우의교는 철교와 자동차 도로를 겸하고 있어 시간대를 정해 교대로 소통해야 하는 불편을 갖고 있다. 중국은 신압록강대교를 단둥~다롄간 고속도로와 연결하려 하고 있다. 평양~신의주~단둥~다롄으로 이어지는 교역 루트를 열자는 제안이다.
↑'제2의 홍콩을 꿈꾸는 신의주 특구의 현실'
신의주 관공서로 보이는 건물에 대형 김일성 초상화가 걸려 있다.(사진위) 낡고 허름한 건물에 듬성듬성 새롭게 페인트 칠을 한 건물들이 보인다(사진중간) '21세기 태양 김정일장군 만세!'란 구호 밑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사진아래)

중국측은 이와 관련 관련 비용을 모두 내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북한측에 가공무역을 중심으로 문호를 개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지 한인 기업계는 이에 대해 "밀무역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북한과 중국의 교역을 제한적으로 양성화하려는 취지"라고 보고 있다. 한 현지 기업인은 "이는 북한을 중국에 매어두려는 전략"이라며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을 강화함으로써 두고두고 북한을 부리려는 술책"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신의주특구 계획이 본격화할 경우 단둥의 경제가 북한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앙 정부는 신의주에 호텔 카지노 등이 들어서면 자칫 단둥이 위폐 처리와 향략소비의 경유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지 핑계에 불과하다는 게 현지 한인과 기업인들의 판단이다. 오히려 신의주를 중국의 북한진출 거점인 '화관(華館)'으로 삼으려는 의도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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