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피해신고 즉시 현금인출정지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7.02.12 17:31

전화사기 피해 막기위해 은행 '사기자금 지급정지제도' 시행

앞으로 전화사기에 이용된 사기계좌는 피해자의 피해신고 즉시 지급이 정지된다. 사기계좌 여부 확인 등에 시간이 걸릴 경우 사기자금 인출을 막기가 힘들고 추가 피해 확산이 불가피한데 따른 조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의 지도하에 '사기자금 지급정지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제도시행으로 각 은행들은 고객의 피해가 접수되면 접수한 은행에서 해당 사기계좌 개설 은행에 지급정지를 의뢰해야 하고, 사기계좌 개설은행은 즉시 지급정지를 등록, 지급을 정지시키게 된다.

유선을 통해 지급 정지를 요청할 경우 먼저 지급정지 조치를 취하되 24시간 내에 '사기자금 지급정지 요청서'를 받아야 한다.

현재는 피해고객이 은행을 통해 피해사실을 알리더라도 사기계좌 여부에 대한 판단 등이 어려워 지급정지가 제때에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권고 형태지만 사실상 전 은행권이 참여하는 것을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감독당국과 은행권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다른 사람 명의의 통장을 뜻하는 일명 '대포통장'을 이용한 전화사기가 크게 늘어나고 따른 것이다.

일반인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검찰청, 금융감독원, 경찰청, 국세청, 금융기관 직원 등을 사칭해 고객들을 현금인출기로 유인한 후 계좌이체 등을 유도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이에 따른 피해도 급증하고 추세다. 최근에는 전화사기로 조직적으로 복수의 한국인들로부터 돈을 가로챈 중국계 조폭 일당이 검거, 구속되기도 했다.

감독당국은 아울러 대포통장의 명의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외국인 단기 체류자 등의 계좌개설에도 신중을 기해줄 것과 고객들에 대한 주의환기도 강화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로 전화사기로 인한 피해 확산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은행권은 기대하고 있다. 전화사기 범죄가 입금 즉시 인출해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첫 피해를 막기는 어렵더라도 같은 계좌를 이용한 유사 피해 방지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사기계좌 여부 판단에 앞서 지급 정지 조치를 먼저 취하는 만큼 일정부분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나중에 확인 후 사기계좌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을 경우에는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보다는 사기피해를 막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제도 시행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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