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의 대(對) 아시아 투자는 과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로 투자 자금의 80%가 집중됐으나 최근 들어 중국과 한국, 대만, 인도 등으로 바뀌고 추세다.
씨티그룹의 샤헤랴 치쉬티는 "파키스탄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경제가 그들의 투자 욕구를 흡수할 만큼 충분히 크지 못하다"며 "종교 및 정치적 유대관계도 중요하지만 투자는 다분히 실용적인 관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일머니는 주로 통신, 은행, 건설 등 아시아에서 급성장하는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카타르 국영 카타르텔레콤은 지난달 싱가포르 국영 투자운용회사인 테마섹이 보유하고 있던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텔레미디어 주식 25%를 6억35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인도 통신업체 허치슨에사르의 경우 이집트의 4위 업체인 오라스콤텔레콤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8억 달러였던 인수가격은 한 달만에 20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
최근 잇따른 중국 국영기업의 기업공개(IPO)에서도 오일머니는 힘을 발휘했다.
지난해 10월 중국공상은행(ICBC) 공모주 입찰에서 쿠웨이트투자청(KIA)은 약 7억2000만달러, 카타르 정부는 2억 달러 상당의 지분을 사들였다.
또 지난해 6월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이끄는 '중동 투자단'은 중국은행 공모주 입찰에 참여해 20억 달러 상당의 지분을 매입했다.
ABN 암로의 시장분석가 아가르왈은 "유가 상승으로 중동 지역에 들어온 달러가 급증하면서 앞으로 수년 사이에 약 5000억 달러가 투자처를 찾아 나설 것"이라며 중동 자금의 아시아 공략은 앞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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