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쥐 뇌졸중·뇌종양 치료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7.02.02 09:58
국내 의료진이 인간 성체줄기세포의 일종인 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해 쥐의 뇌졸중과 뇌종양, 신경아세포종 등을 치료하는 데 잇달아 성공했다.

아주대 의대 뇌질환 연구센터 김승업 교수팀은 인간 태아의 뇌에서 분리한 신경줄기세포를 뇌졸중과 신경아세포종에 걸린 쥐의 뇌에 이식, 두 질환을 모두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 중 뇌종양 치료 성과는 해외 학술지인 스템셀(Stem Cells)과 플로스원(PLoS ONE) 1월호에 각각 게재됐다. 신경아세포종 치료 성과는 플로스원 12월호에 실렸다.

논문들에 따르면 뇌졸중(뇌출혈) 쥐 치료의 경우 연구팀은 쥐의 뇌혈관을 자극해 뇌출혈을 일으킨 다음 상처가 생긴 뇌 부위에 미리 준비한 인간 신경줄기세포를 이식했다. 쥐에 이식된 줄기세포는 신경세포와 그 보조세포인 성상세포로 분화되면서 뇌출혈로 죽어가던 신경세포가 복구됐다. 또 뇌출혈로 이상 증세를 보이던 쥐의 행동도 정상에 가까워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여기에 쓰인 신경줄기세포는 김 교수가 캐나다에 있을 당시 낙태아의 뇌 속에서 분리한 것으로, 줄기세포가 몸 속에 주입되는 데 운반체 역할을 하는 레트로 바이러스 벡터에 세포증식 유전자를 도입한 일명 '불사화(不死化)' 세포주다.


연구팀은 척수손상, 헌팅톤병, 파킨슨병 등의 쥐 모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효과를 거둔 바 있다.

한편 연구팀은 이런 연구성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 신경줄기세포에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유전자를 도입, 쥐의 뇌졸중 치료 효율을 더 높였다. 이는 신경줄기세포를 사용하는 기존 세포치료기술에다 세포나 조직에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하는 유전자 치료법을 결합시킨 형태의 '세포-유전자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프 메디컬센터의 아부디(Aboody) 교수팀은 이 기술을 갖고 오는 4월부터 8명의 악성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교수는 "태아 뇌조직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신경세포 뇌 이식은 1988년 스웨덴에서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처음 시작돼 지금은 300건을 넘어섰지만 윤리적, 도적적, 법적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불사화된 신경 줄기세포는 기존 치료법 이상의 효과를 내면서도 태아 뇌세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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