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이에너지, 실버파워로 검은황금 캐기(?)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7.01.31 11:24

칼루치 칼라일 명예회장등 고문으로...실질 영향력 두고 의문 일어

최규선씨가 대표로 있는 유아이에너지가 해외 유력인사를 잇따라 영입,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을 영입한 데 대해 다소 유보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영업 인물들의 직함이 상임고문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회사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이다.

유아이에너지는 지난 30일 미국 국방장관 출신인 프랑크 칼루치 칼라일 그룹 명예회장과 미 국무부 차관 출신의 니콜라스 벨리오츠 주 이집트 대사를 고문으로 받아들였다.

유아이에너지 측에 따르면 이번에 수석고문으로 영입한 칼루치 장관은 미 국방부장관과 CIA부국장,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칼라일그룹 회장을 지냈다. 벨리오츠 대사는 미 국무부 아프리카, 중동담당 차관 출신으로 요르단과 이집트 미국대사를 거쳤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미 버클리대학 학장을 영입한 스칼리피노 교수와 스테판 솔라즈 전 미 하원의원을 영입했다.

칼루치 전 장관은 1930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는 78세다. 벨리오츠 전 대사는 1928년생으로 80세다. 스칼리피노 교수는 1919년생으로 89세. '인생은 60세부터'라는 말이 회자되기는 하지만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는 것.

칼루치 전 장관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칼라일 그룹은 지난 2000년의 한미은행 투자 외에도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아서 래빗 전 미 증권거래위원회 의장 등 초호화 임원을 거느리고 있다.

칼루치 전 장관은 지난 1989년 당시 회장에서 명예회장직으로 바뀐 만큼 실제로 칼라일의 영향력이 유아이에너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단순히 고문으로 영입된 것도 부정적으로 해석된다. 만약 칼루치 전 장관 등이 자원개발 호재를 갖고 있는 유아이에너지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지분확보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규선 게이트'로 국민의 정부에 큰 타격을 입힌 최규선씨가 대표로 있다는 점은 이 회사의 신뢰얻기에 여전히 장애물로 작용중이다. 최규선씨는 지난 11월 유아이이엔씨를 통해 코스닥상장사 서원아이앤비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의욕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동민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자원개발은 유능하고 정치력이 있는 사람을 영입한다해서 성공하는 게 아니다"며 "만약 자원개발이 석학이나 인적 네트워크력을 갖춘 사람을 영입해서 가능하다면 국내 유수의 정유사들이 왜 여태까지 유력인물을 영입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해 왔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응주 대우증권 석유화학 담당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자원개발사업은 시추할 수 있는 능력 등이 우선시되지만 이라크나 이란의 경우 정치력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라크의 상황이 워낙 역동적이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 기업들이 이미 진출해 있는 만큼 한국기업이 실질적으로 수혜를 보기란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아이에너지측은 "예전의 에너지 사업의 경우 자본력, 기술력이 중요했지만 탐사확률이 60~80%로 높아지고 자본력도 충분한 만큼 정치력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유력인사들을 영입했다"고 영입배경을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라크가 워낙 특수지역이기 때문에 미국과 이라크 정부 양국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력인물들을 영입하게 됐다"며 "이미 어느 정도의 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부보다는 명예를 중하게 여겨 유상증자 참여보다는 고문 역할을 택했다"고 말했다.

박정근 한국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사실 투자가들은 유력인사의 영입이 회사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자원개발, 유명인 호재를 계기로 투자 아닌 '투기심리'가 코스닥시장에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꼬집었다.

유아이에너지는 전날 상한가로 마감한데 이어 이날도 6%의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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