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끈 담배소송…"아직 끝나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7.01.25 16:56

원고 패소 판결에 항소·상고 이어질듯…장기공방 예고

1999년 말 제기된 담배 소송은 7년을 끈 끝에 원고 패소로 1차 결론이 났다. 그러나 패소한 원고 측이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며 항소하고 있어 조만간 항소심에서 개별 환자들의 질병과 흡연의 인과관계 공방은 재연될 전망이다.

재판 도중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이상 항소심 판결이 나온다고 해도 어느 한쪽은 상고할 것이 확실해 보여 법원 확정 판결까지는 앞으로도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1심 재판이 길어진 것은 이번 소송의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잠재적인 당사자가 많은 만큼 원고측 변호인이나 피고측 변호인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기 때문.

여기에 전문가 의견이 필수적인 소송의 특성상 감정서 촉탁과 제출 등에 긴 시간이 소요됐다.감정서가 나올때 까지 보통 재판은 공전되기 마련. 소송이 제기된지 5년만인 2004년11월에 나온 서울대 의대의 1차 감정서에 대한 원고 측의 보완요구로 다시 감정서가 제출되기까지만 다시 2년여가 걸렸다.

감정서 요약본을 내용을 놓고 변호인과 재판부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도 재판 지연의 한 요인이다. 금연운동협의회 등은 당시 재판장이었던 조관행씨에 대해 지난해, "왜곡된 감정요약서를 발표했다"며 고발까지 했다.

재판은 한차례 조정 회부와 결렬이라는 우여곡절을 겼었으며, 피고 측의 담배 관련 연구문서 자료 제출 거부로 민사소송과 별도로 행정소송이 진행되기도 했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재판인 만큼 쟁점도 많았다. 담배의 제조상 결함 여부에서 국산 담배 장려 정책을 통한 흡연 조장 여부에 이르기까지 재판부가 들고 있는 쟁점만 해도 7개에 이른다. 쟁점별로 방대한 양의 참고 자료와 반박 자료가 제출됐다.

원고 측 배금자 변호사 변호사 등이 결심 변론기일에 재판부에 제출한 종합 준비서면만 127쪽에 이른다. 방대한 분량의 자료에 둘러싸였던 재판부는 판결문 최종 검토를 위해 판결 선고를 일주일간 미루기도 했다.

이같은 자료 검토를 바탕으로 내린 재판부의 판단이 담긴 판결문 역시 방대하기는 마찬가지. 1호 소송은 108페이지, 2호 소송은 118페이지에 이른다.

이번 소송은 또 법원 정기인사 등으로 재판부가 4차례나 바뀌는 진기록을 낳았다. 1호 소송은 총 30회, 2호 소송은 총 22회의 재판이 진행됐으며, 그 사이 원고인 폐암 환자 7명 가운데 4명이 사망, 유족들이 대를 이어 소송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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