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율·담배 판매량 '미스매치' 왜?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7.01.14 13:53

지난해 흡연율 최저..출하량은 되레 증가

"흡연율은 크게 감소했는데 담배 판매량은 왜 늘어난 거죠?"

최근 통계청이 지난해 담배 판매량 통계를 발표한뒤 이런 의문을 갖는 국민들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사이 담배 내수 출하량은 799억400만개비로 2005년 같은 기간 724억6400만개비에 비해 10.3%가 증가했다. 12월 예상치까지 포함하면 860억만개비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2005년 전체 소비량 784억 개비에 비해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지난해 흡연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전체 흡연율은 22.9%로 2005년 12월에 비해 무려 4.3%포인트가 내려갔다. 주흡연층인 성인 남성의 경우는 2005년12월 52.3%에서 지난해 12월에는 44.1%로 내려가 처음으로 45%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돼 있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는 흡연율이 내려가면 담배 출하량도 줄어든게 정상이라고 여겨지는데 이같은 '미스매치'는 어떤 연유에서 발생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몇가지 배경이 도출된다. 우선 출하량에 담뱃값 인상 분위기에 따른 가수요가 포함돼 있다는데 의견이 모아진다.

지난해 내내 담뱃값 500원 추가 인상 논란이 계속된 만큼 인상을 전제로 담배를 미리 사놓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됐다는 가정이다. 담뱃값이 500원 인상된 해인 2004년에 1054억개비가 출하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흡연율에는 1인당 흡연량이 계산돼 있지 않은 점도 고려 대상이다. 양적 개념인 흡연자가 피우는 담배 개비 수와 흡연율은 상관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반대로 풀이하면 흡연자는 감소했지만 기존 흡연자가 담배를 이전보다 더 피운게 된다.

여기에 수년째 이어진 경기침체 여파와 부동산 스트레스 등 외적 영향이 흡연자들이 담배를 찾는 횟수를 늘렸을 것이라는 설도 제시돼 있다. 정우진 연세대 교수(경제학과)는 "경제가 안 좋거나 국가적 환경이 나쁠 경우에는 담배와 술 소비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 지난해 1~11월 사이 소주 출하량도 2005년에 비해 6.5%가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밖에 국내외 담배회사들이 경쟁적으로 타르 함량이 낮은 제품을 출시한 것도 담배 소비량이 늘어난데 일조했다는 주장도 있다.

담배회사측에서는 정부의 흡연률 조사 자체가 객관성이 떨어질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주장한다. KT&G (103,900원 ▼600 -0.57%) 관계자는 "통계청 수치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쪽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분명한 점은 흡연율과 담배 판매량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두 지표 사이의 상관성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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