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윈도비스타 준비소홀..혼란 오나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 2006.12.11 08:34

인터넷 뱅킹 등 정상 서비스 차질 우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OS)인 '윈도 비스타' 에 금융시스템이 호응하지 못해 인터넷뱅킹이 차질을 빚는 등 금융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돼 철저한 사전 점검과 준비가 요망된다.
 
MS의 현재 OS인 '윈도 X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현 은행 사이트들은 새로운 윈도 비스타 환경에서 정상 가동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한국MS는 연말까지 은행 보안 솔루션이 윈도 비스타에 완벽히 호환하도록 작업을 끝내고 윈도 비스타의 일반 소비자 버전이 나오기 전인 내년 1월말까지는 은행들과 협의해 사이트 정상 가동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상당수 은행들이 OS 환경 변화에 따른 사이트 개편 일정마저 잡지 못한 상황이어서 한국MS의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보안체제를 대폭 강화한 윈도 비스타에서는 국내 금융사이트들이 정상 접속되지 않다는 사실은 지난 9월부터 MS가 은행들에게 통보했다. 이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한 신한은행의 경우, 이미 상당부분 관련 작업이 진행돼 있는 상태다.
 
신한은행의 인터넷 뱅킹 담당인 어택우 과장은 "(윈도 비스타)의 한글버전은 베타 버전으로, 영문버전은 최종판을 받아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문제가 되고 있는 액티브엑스(X) 6개 중 5개는 이미 해결했고, 나머지 1개도 내년 1월 초에는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하나은행은 윈도 비스타에 대한 대비를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윈도 비스타와 관련,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대비도 미흡한 수준이다.
 
자산규모 국내 1위 은행인 국민은행은 현재 한국MS측과 윈도 비스타 체제에 따른 사이트 변경 일정을 협의 중이다. 김용원 국민은행 IT기획부장은 "(윈도 비스타 도입으로 인한) 변경 폭이 얼마인지 등을 파악하고, 대비책을 강구 중"이라며 "소비자 버전 출시전까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리은행도 보안팀을 중심으로 늦어도 비스타 출시 전까지는 개편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보안회사들에 조치를 취하도록 연락해 놓은 상황이다.
 
이같은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비스타 준비 속도는 MS측의 목표와는 다소 차이가 나고 있다. MS의 계획대로 연말까지 보안솔루션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 어느 정도 작업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윈도 비스타로 인한 인터넷 금융 문제에 무신경하다 보니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는 보안회사들의 준비도 지지부진 하다. 인터넷 뱅킹의 보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공개키보안(PKI) 기반 보안 솔루션 기업들은 지난 주말에야 포럼을 열고 공동 대응책을 모색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내년 2월 이후 출시되는 PC들은 윈도비스타를 탑재한 제품들일텐데 새 PC에서 인터넷 서비스가 안되면 소비자들은 PC를 바꾸는 게 아니라 은행 등 서비스 업체를 바꿀 것"이라며 "윈도 비스타로 인한 서비스 장애 책임의 소재를 따지기에 앞서 원활한 서비스를 준비해야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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