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회사 생활하면 오래 못 가"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사장 | 2006.11.03 12:37

[고현숙의 경영코칭]스타 플레이어 때문에 속 썩는 상사

외부에서 스카우트 해 온 김 차장은 선도적인 기업에서 십 년 이상 근무하고 해외 경험도 있는 전문가라서 회사의 기대가 컸다.

특히 임원이 직접 나서서 스카우트 해 오면서 그는 경영진으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었다. 과연 그는 소문대로 입사 초기부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역할을 맡은 그는 대단한 추진력을 발휘하면서 기획과 프리젠테이션, 프로젝트 관리를 체계적으로 착착 진행시켜갔다. 여러 부서에서 관련된 사람들은 그가 대단하다고 인정하는 분위기이고 경영진도 만족해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김 차장이 속한 기획팀의 팀장은 곤란에 빠져 있었다. 김 차장은 전사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임원들에게 인정받는 일에는 매우 열심이었지만 팀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행동을 했다.

정규적인 팀 회의에도 바쁘다고 번번이 빠지기 일쑤고 팀의 공통업무는 나 몰라라 하는 것 같고, 팀원들과도 서먹했다. 임원에게 프로젝트를 보고하러 간다며 자주 자리를 비우니 대놓고 뭐라 하지는 못해도, 팀장은 자기가 무시당하는 기분이었다.

윗사람들은 흡족해하고 있는데 정작 일상 업무를 함께 해야 하는 자신의 입장에서는 골칫거리가 된 셈이었다. 더구나 기획팀에는 팀 차원의 과제가 많아 항상 야근을 하는 실정이었고 아직 주니어 수준인 직원들이 많아서 팀장은 김차장이 조속히 팀의 주력으로 자리잡기를 바라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김차장의 태도는 왠지 기획팀의 중요성도 상사인 팀장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서 대하기가 영 껄끄럽다. 몇 번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최근에는 우리 팀에 필요한 사람은 저런 스타 플레이어가 아닌 팀워크를 소중히 여기는 팀 플레이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김 차장의 소속을 옮겨달라고 하고 우리 팀은 경력직원을 다시 배정받는 게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는 중이다. 김 차장 같은 팀원을 둔 팀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팀장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면서도 의외로 김 차장과 직접 대화하고 피드백 하는 일은 미루고 있었다.

팀장에게 '김 차장에게 어떤 식으로 말해주고 싶은가' 하고 물었더니, '혼자 성과를 내서 인정받겠다는 태도는 잘못되었다. 그런 식으로 회사 생활하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비난성의 충고가 나온다.

거기에는 '무시당했다'는 감정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비난이 섞인 충고는 상대방을 방어적으로 만들기 쉽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 발 물러서 조망해보자. 그는 과연 팀장을 무시해서 그런 것일까?

그 역시 새로 온 회사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존재 증명을 하고 싶은 초조한 마음에 사로잡혀 있을 수 있고, 본인의 행동이 어떻게 비추어지는지 잘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는 단호하지만 매우 중립적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팀 회의 참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 당신이 성과를 내야 할 기본 조직은 팀이라는 것, 더 나아가서 당신을 평가할 1차 상사는 바로 나라는 것"을 말해주어야 한다. 중립적인 피드백이란 내 판단이나 비난을 젖혀 두고,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해서 말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럴 때 서로 감정 소모 없이 자유롭게 듣고 소통하는 스페이스가 생겨날 수 있다. / Helen@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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