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10㎞ 완주해야 정식사원으로 채용

머니투데이 최태영 기자 | 2006.11.02 14:15

㈜선양, 10㎞ 완주해야 수습 딱지 떼는 이색 프로그램 운영

“마라톤 10㎞를 완주해야 수습 딱지(?)를 떼고 정식 사원으로 뽑아요”

신입사원 최종 선발과정에서 마라톤 10㎞ 완주를 정식사원 채용 조건으로 내건 기업이 있다. 지역의 한 소주업체인 ㈜선양은 이처럼 이색적인 사원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21일 대전 서구 갑천 둔치에 운동복 차림의 사내 '맑은린 마라톤 동호회' 직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날 김형준(26), 이경태(32), 최승희(28)씨 등 3명의 수습사원들은 10㎞ 코스를 완주했다. 이들은 곧바로 판촉부로 발령됐다.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평소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건강도 챙기고 정식 사원도 되고 1석 2조에요”라며 “정식 사원이 된 뒤에는 주말 오전에 1시간씩 마라톤을 하는 습관도 생겨 건강도 챙기고 즐겁습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입직원인 최씨는 조만간 열릴 '대청호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하기로 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생긴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부터 마라톤 완주 신고식이 생긴 뒤로 1년 새 20여명의 사원들이 이 절차를 거쳐 정직으로 채용됐다.

완주하지 못하면 정직 채용도 연장된다. 완주할 때까지 수습 딱지를 떼지 못하지만 대부분 수습사원들은 이 코스를 완주한다. 제한된 시간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신고식은 평소 마라톤을 즐기는 조웅래 회장 때문. 조 회장은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인 셋째 형 갑래(59)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마라톤을 통해 완치된 뒤부터 시작했다.

전체 직원 180여명 중 올해 6년째 뛰고 있는 조 회장을 비롯해 이미 30여명이 국내 공인 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완주했다.

김기영 영업기획팀장은 “직원 채용 방식을 조금 바꾸면서 외부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며 "사원들과도 돈독해지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마라톤 사랑’에는 또 다른 요인도 있다. 1㎞당 2만원의 수당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10㎞ 완주와 완주 성공에 대한 수당 및 1시간내 주파와 52분내 완주하면 각각 별도의 수당 10만원이 지급된다. 사내에서는 1년 새 벌써 160여만원의 수당 최고수령자만 2명이나 있다.

조 회장은 "회사 특성상 직원들 건강때문에 시작한 게 사원 채용으로까지 확대돼 반응이 좋다"며 "마라톤은 준비한 만큼 성과가 나오는 가장 정직한 운동이다. 경영도 이런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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