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유종현 건설워커 대표 | 2006.10.18 12:11

[취업의 기술]취업은 현실…눈높이 조절

간절히 입대를 원하는 어느 순수한 청년. 그가 신체검사를 받는다. 아쉽게도(?) 시력이 매우 안 좋다. 청년은 급기야 커닝을 한다. 하지만 그 순수한 의지는 실패로 끝난다. 나비를 '7'이라고 외친 그는 "꼭 가고 싶습니다"라고 절규한다.

동아제약 박카스 CF의 '신체검사'편은 나쁜 시력에도 불구하고 군대(현역)에 자원하는 젊은이의 당찬 모습을 담아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의도적 병역기피를 풍자한 이 CF는 그러나 많은 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만약 이 청년이 입대할 경우 혹시 총기 오발사고를 범하지는 않을까. 군대에 꼭 가야 할 사람이 안가는 것도 문제이지만 자격 미달에도 불구하고 꼭 가겠다는 식의 우격다짐 역시 곤란하다. 그는 군복무 말고도 나라에 봉사할 길이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채용시장에는 '순수 청년'이 아주 많다. 그들은 한결같이 "(대기업) 꼭 가고 싶습니다"라고 외친다. "어학점수도 낮고, 자격증도 없습니다. 학점도 별로 좋지 않고…. 괜찮은 회사에 꼭 들어가고 싶은데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건설워커 취업상담실에 실제로 자주 올라오는 글들이다.

그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누구나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어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해 전체 신규 채용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입 구직자의 70% 이상은 대기업을 고집한다는 취업사이트 통계자료가 있다.

열정과 패기만으로는 대기업에 입사할 수 없다. 무조건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이 아니다. 또 모두 중소기업에 취직하라는 말도 아니다. 현실에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자기 분석이 필요한데 기업 인사 담당자의 눈으로 자신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보다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위해 전문가나 선후배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기업이 요구하는 자격을 갖추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조건에 맞는 기업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눈높이 조절기간은 짧아야 한다. 방향도 잡지 못한 채 취업기간이 길어지면 시장에서 가치는 더욱 떨어지고 그만큼 기회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으로 눈높이를 낮추면 취업이 더 쉬워지는 것은 자명하다. 중소기업은 능력발휘의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대기업보다 월등하다. 잘 찾아보면 대기업보다 재무구조가 튼튼한 알짜 기업들도 많다. 실속 있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중소기업에서 실력을 쌓고 전문가로 입지를 굳히게 되면 회사규모와 관계없이 평생직업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유 종 현>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전) 삼성엔지니어링
(전) AutoCAD 국제공인개발자
(전) 건축설계프로그램 AutoARC 개발자
(전) CAD전문지 테크니컬 라이터
(전) 하이텔, 천리안, 유니텔 전문취업정보 운영자(건설, 벤처분야)
(현) 취업포털 건설워커, 메디컬잡, 케이티잡 대표 운영자
(현) 주식회사 컴테크컨설팅 대표이사

저서

건축·인테리어를 위한 AutoCAD (탐구원)
돈! 돈이 보인다 (한국컴퓨터매거진)
IP/CP 대박 터뜨리기 (나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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