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파일]"외로움 견딜 힘이 있어야 프로"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 2006.07.20 17:04

김영익 대신증권 상무 "프로로 산다는 것"

“나는 3가지 은혜를 입고 태어나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것은 가난한 것, 허약한 몸, 못 배운 것이다.”

국민학교 4학년을 다니다 중퇴하고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적 기업을 키운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스시타전기 창업자가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가난했기 때문에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선 잘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고, 건강희 소중함도 일찍이 터득해 몸을 아끼고 건강에 힘써 90세가 넘어서도 30대의 젊음을 유지했으며,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 세상 사람을 모두 스승으로 삼아 지혜를 얻었다는 설명이었다.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타고날 때 성공의 씨앗을 갖고 났느냐보다는 자기에게 주어진 현실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성공으로 연결시키는 창의력을 발휘하고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마쓰시타만큼은 못하지만(현재까지의 성공의 크기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앞으로 진행상황에 따라선 평가도 달라질 잠재력이 있지만),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성공스토리’가 우리 주변에는 적지 않다. 김영익 대신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도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김 상무는 최근 출판한 '프로로 산다는 것(스마트비즈니스)'라는 책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담담히 제시하고 있다.

우등생으로 국민학교를 졸업하고도 집안이 기울어 중학교를 가지 못하고 나무 지게를 지는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했던 일. 정식 중학교는 다니지 못한 대신 검정고시로 2년만에 중학교 졸업학력을 인정받고 가고 싶었던 상고를 포기하고 농고를 가야했던 일. 농고를 다니면서 여기서 끝낼 수 없다는 각오로 1년반만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고려대에 응시했다가 낙방하고 재수해서 지방대에 들어갔던 일. 그는 실력은 서울에 있는 명문 사립대학교에 갈 수 있었으나 등록비와 생활비를 감안해 눈물을 머금고 지방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지게질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지게질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어깨는 물론이고 허리와 등짝에 이르기까지 아프지 않은 데가 없다. 게다다 지게질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균형을 잡지 못해 짐을 진채로 나뒹구는 일도 적지 않다. 이마에서 눈을 통해 들어간 땀이 눈물과 범벅이 되는 고통이 함께 한다.


그런 고통이 김 상무를 대신증권에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6시에 출근하도록 한 힘이 되었다. 그것은 늦은 나이에 경제학 박사를 따도록 하는 밑거름이 됐고 최고령 우수 스트래지스트로 선발되는 영예로 이어졌다.

김 상무는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 구절을 인용해 "외로움을 견딜 힘을 갖고 있으니까 프로"라고 강조한다. 주가가 많이 떨어져 모든 사람이 비관론에 빠져 있을 때 증시 주변 여건을 종합해본 뒤 상승세로 돌아설테니 사라고 하거나, 대부분의 사람이 주가가 더 오른다고 들떠 있을 때 조만간 많이 하락할테니 주식을 팔아야 한다고 하려면 엄청난 외로움을 견뎌낼 수 있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9.11테러로 주가가 폭락했을 때 주가가 오를테니 사라고 했고,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400을 넘었던 2006년1월에는 주가가 1200선까지 떨어질테니 주식을 팔라고 하는 ‘족집게 전망’으로 명성을 날렸다. 역시 외로움을 견뎌낼 수 있는 프로임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다.

김 상무는 "아직 보여줄 게 많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며 "이 책에서 얻는 인세수입은 모두 교통사고 유가족돕기사업회에 기부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새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학창시절 소설가를 꿈꾸는 문학 소년이던 김 상무는 "앞으로 문학과 경제 및 증시를 접목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며 "시간이 없다고 핑계대기보다 기회를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되는 존재다. 따라서 탁월함이란 단일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믿고 실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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