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시대 끝나고 유저 시대 온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06.06.19 12:20

[창간기획]웹2.0, 인터넷 혁명 이끈다<上>

"참여,나눔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실현한다."

`웹2.0'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른바 `차세대 인터넷 혁명'으로까지 불리는 `웹2.0'은 단순히 인터넷업계의 기술이나 마케팅 관점을 뛰어넘어 경제-사회-인류문화 전반에 걸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올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

`웹2.0'이란 용어는 원래 미국 오라일리와 미디어라이브인터내셔널의 콘퍼런스 브레인스토밍 세션에서 시작됐다. 오라일리 부사장인 데일 도허티가 "닷컴 버블이 붕괴된 이후 살아남아 거대기업이 된 인터넷 기업들의 성공요인을 웹2.0으로 부르자"고 제안한 것. 그 결과 그해 2004년 10월 미국에서 `제1회 웹2.0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즉 닷컴 버블이 걷힌 이후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구글과 야후, e베이, 아마존 등의 공통점에서 나온 용어로, 현재는 `참여와 공유' `집단지능'(Collective Inteligence) `사용자 중심철학' 등의 사상적 코드에 기반한 비즈니스, 기술기반이 총체적으로 얽혀진 새로운 패러다임을 말한다.

◇웹1.0 `포털' vs. `웹2.0' 플랫폼=웹1.0 시대의 대표적인 단어가 `포털'(Portal)이었다면 웹2.0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플랫폼'(Platform)이다.

웹1.0 시대는 e메일, 뉴스, 검색, 커뮤니티 등 이용자가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포털'이 왕이었다. 광고주를 비롯한 모든 인터넷 생태계가 거대 포털업체 위주로 재편돼 왔다. 이용자들도 마치 TV방송처럼 일방적으로 정보와 서비스를 받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 같은 중앙 집중적인 웹 패러다임에 적잖은 변화가 시작됐다.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고 포털 테두리 밖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기존 방식보다 훨씬 높은 수익으로 돌아온 것.

구글의 개방형 광고 서비스인 `애드센서'가 대표적이다. 포털들이 독점해온 `광고' 서비스를 외부 블로거를 비롯한 누구에게나 개방하면서 오히려 수익이 극대화됐다. 실제 구글 수익의 절반가량은 바로 이 같은 `애드센서'를 통해 이뤄졌다.

 2002년부터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질문과 답변을 올린 `지식iN' 서비스도 업계 중상위권이던 네이버를 부동의 국내 1위 포털로 끌어올린 1등 공신이 됐다. 콘텐츠 생산권을 이용자들에게 분배함으로써 보다 가치있는 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더욱 큰 광고 수익으로 돌아온 것.

 이처럼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포털업계의 발걸음은 한층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포털들의 고유권한이었던 메인화면의 편집권까지 과감히 포기해버릴 정도. 실제 야후(www.yahoo.com)는 최근 포털 메인화면을 이용자 스스로 바꿀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포털체제'로 전면 개편했다. 이용자들은 뉴스, 쇼핑, 인기콘텐츠 등 자신의 입맛에 따라 화면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관심없는 메뉴는 아예 없앨 수도 있다.

이용자는 물론 다른 업체나 개발자들이 자사의 웹서비스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해주는 저작도구(API; Application Program Interfaces)를 적극 공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NHN 다음 등 API 공개에 다소 보수적이었던 국내 기업들도 최근 이 같은 소스오픈 대열에 과감히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사의 핵심 서비스들을 기반으로 해서 파생된 다양한 서비스, 이용자들과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인터넷 생태계의 중심이 바로 `웹2.0'이 말하는 `플랫폼'인 것이다.

◇웹2.0 시대, 삶의 양식까지 변화된다=웹2.0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조류는 단순히 인터넷산업뿐 아니라 경제체계나 일상인들의 삶의 양식까지 뒤바꿔놓고 있다.

 `블로그'는 웹2.0 시대를 대표하는 플랫폼 중 하나다. 블로그 열풍과 더불어 그동안 인터넷 정보의 소비계층이던 일반 이용자들이 본격적인 정보생산 주체로 대두되고 있는 것. 국내만 해도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절반가량이 자신의 블로그를 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콘텐츠배포서비스(RSS)와 링크공유서비스(블링크) 등을 통해 정보 유통에서도 주체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공유, 즉 `정보사회의 민주주의'가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흔히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이 제공하는 `사회적 네트워킹 기능'(Social Networking System)은 기존 오프라인에서의 `연줄' 개념을 뒤흔들며 디지털 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인맥'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집단지능(Collective Inteligence)도 웹2.0의 핵심주제다. 네티즌들이 만드는 온라인백과사전 `위키피디아'(http://www.wikipedia.org)가 대표적인 성공사례.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직접 사전내용을 올릴 수 있고 다른 이용자들이 이를 갱신해 나가는 참여형 사전서비스. 위키피디아에 쌓인 정보량은 이미 온라인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을 능가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네티즌들의 참여와 공유를 통한 집단 지성이 놀라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꼬리표(Tag)를 이용한 사진공유서비스 `플리커'(www.flickr.com)도 이에 속한다. 누구나 주제에 적합한 태그를 달아 사진을 올릴 수 있다. 태그로 분류된 정보로 쉽게 사진을 검색할 수 있다. 현재 150만명의 회원수와 600만개의 사진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했다. 야후 설립자 제리 양은 플리커의 성공사례를 "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웹2.0의 거대한 흐름 때문에 기존 상거래 체제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웹2.0'의 트렌드를 반영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가 이제 확고부동한 인터넷쇼핑몰 업계의 주력시장이 되고 있다. 업계 후발주자였던 G마켓의 경우 지금은 일평균 방문자수가 200만명을 육박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온라인에서 구매자 역할만 해온 네티즌들이 적극적인 판매자 역할도 병행하면서 기존 상거래의 개념이 재정립되고 있는 것이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류중희 교수(올라웍스 대표)는 "웹2.0으로 대변되는 인터넷의 거대한 변화는 단순한 해프닝이라기보다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할 진화과정"이라며 "비즈니스나 기술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인간활동,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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