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컨버전스시대'의 통방융합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대표 | 2006.06.09 13:20
바야흐로 컨버전스의 시대이다. 예전에는 사회 초년생에게 ‘한 우물만 파라’는 덕담을 많이 했다. 하지만, 컨버전스 시대에서는 이 같은 덕담의 의미가 희석되고 있다. 보다 많은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가지만 잘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영화배우와 탤런트를 겸하는 가수들이 일상화되고 동서양 음식을 결합한 퓨전음식점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사회 트렌드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컨버전스란, 말 그대로 ‘융합’을 의미한다. 단 한 가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장점을 한데 모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컨버전스의 기본 개념이다. 국제통신연합은 ‘기존 인프라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컨버전스를 정의하고 있다. 즉 기존의 가치 저하 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통합현상을 모두 일컬어 컨버전스라고 한다. 따라서 컨버전스는 그 범위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컨버전스 시대에서 지금 현재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분야는 단연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다.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온 방송에 상호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통신이 합쳐지면 세계의 개인화는 물론, 개인의 미디어화가 가능해져 영화에서나 꿈꿔왔던 미래 멀티미디어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 물론, 지금도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웹채널을 이용한 개인방송이 가능해졌으나 보다 대중적이고 편리한 TV를 통해 전세계 인구가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통신법 개정 등 여러 가지 법제도의 완화를 통해 컨버전스 시대에 부응하는 규제환경을 개선하고 신기술을 맞이할 준비를 끝마쳤다. 일례로 방송사업자인 타임워너와 통신사업자인 AOL이 합병하고, 위성방송사업자인 디렉트TV와 역시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이 제휴해 통방융합형 번들 상품을 제공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는 달리 IT강국이라 불리는 국내에서는 아직도 IPTV(인터넷TV)에 대한 명확한 법과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사업자들이 미래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다.


컨버전스 시대에서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기술의 융합 만이 아니다. 흔히들 미래 사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콘텐츠’의 경쟁력에서 나온다고 한다. 일종의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는 기술 및 인프라 구축은 이미 완료되었고, 소프트웨어인 콘텐츠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어야 컨버전스 시대의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은 콘텐츠 회사와 전략적 제휴 차원을 넘어서 아예 회사 자체를 인수하는 등 기술 발전과 콘텐츠 개발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통신사업자들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성장률이 정체되면서 흔히들 미래 성장동력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이 단순하게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1세대는 이미 지나갔으며, 이제는 구축된 훌륭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2세대를 본격적으로 맞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우리는 통신사업자들이 이미 통신과 음악, 통신과 자동차 등 여러 가지 산업 분야와의 제휴를 맺고 컨버전스 시대의 범위를 시나브로 넓혀가는 모습을 쉽게 보아왔다. 통신이란 분야의 장점은 바로 그 어떤 산업과도 연결이 될 수 있으며 또 성공적으로 결합될 경우 상상할 수 없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통신사업자들이 소비자 후생을 위해서도, 자신들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컨버전스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적극적인 모습과 노력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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