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기업의 사회공헌

박성표 대한주택보증 사장  | 2006.06.02 10:18
신문이나 TV를 볼 때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부쩍 늘었음을 새삼 느낀다. 연말연시나 대형 재해가 발생해야 기부금을 내고 장학재단을 설립했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이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기업의 존재 목적 중 하나가 사회적 책임이라고 배웠다. 주주자본주의 관점에서 볼 때 기업의 주인은 주주들이지만 기업들이 주주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신뢰와 존경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기업의 주인인 주주의 이해관계도 다른 이해당사자들의 협조없이는 지켜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윤 창출의 원천인 사회에, 또 일반 대중들에게 이익의 일부를 환원해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하루에도 몇 번씩 주식을 사고파는 초단타 투자자들에게 해당 기업의 사회환원 활동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기업의 성공적인 사회공헌 활동은 신뢰와 존경으로 이어져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사회 경제적 필요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제적 책임과 이해당사자간 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법적·윤리적 책임, 그리고 자선적 책임이라고 하는 사회공헌 책임이 있다. 최근 들어서는 사회공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연구와 기업들의 실천이 가장 먼저 이뤄진 곳은 자본주의의 메카인 미국이다. 우리 나라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다. 출발은 늦었지만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이 재계 화두로 떠오른 것은 사회공헌에 대한 최고 경영자들의 공감대가 상당히 두터워졌음을 나타낸다.

혁신경영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공헌으로 수요자 및 지역사회에 굳건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수년전만해도 일부 뜻있는 재벌 기업에 국한됐던 사회공헌 활동이 중소기업, 벤처기업, 외국계기업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공공 성격이 강한 공기업의 경우 일반 기업보다 사회환원에 대한 책임감이 더 크지만 구조조정이나 혁신경영에 밀려 그동안 사회훤원 활동이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참여정부 들어 '분배'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공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직접적인 기부는 물론 기업의 고유한 특성을 살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회사 차원이 아니라 직원 개개인도 소년소녀가장 돕기, 독거노인 돌보기, 급여 일정액 모금하기 등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주택보증도 이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최근 사내 사회봉사단 '아우르미'를 창단했다. 그동안 펼쳐 왔던 자원봉사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임직원의 성금만큼 회사가 기부금을 내는 매칭그랜트도 도입할 계획이다.

선진화된 사회일수록 역사적인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사회공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경제학 이론도 서로간의 신뢰와 존경이 사라진 이해당사자 간에는 투쟁과 대결만이 남는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다.

빠른 경제성장, 경쟁 문화가 보편화된 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가 우리에게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남보다 앞서가는 것이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이웃과 함께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기업들이 다양한 방식의 사회공헌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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