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를 보는 또다른 시각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 2006.05.30 09:38

-이윤학의 시황분석-

최근 외국인매도가 봇물을 이루면서 수급측면에서 KOSPI 하락의 주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4월 중순 이후 외국인 순매도가 5조원 이상 출회되면서 연초 이후 순매수기조는 순매도세로 전환되었다. 이럼으로써 한국 주식시장은 처음으로 2년 연속 외국인 순매도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992년 외국인에 대한 주식시장 개방 이후 그리고 완전개방이 이루어진 1998년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누적적으로 그리고 추세적으로 순매수세를 보여왔다. 그런데 2005년 3조원을 순매도 한데 2006년에도 매도함으로써 외국인의 매도세가 추세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외국인의 KOSPI에 대한 영향력이 커져 국내수급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의 하락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간 외국인의 순매매추이는 KOSPI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수급요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는 외국인 매매흐름과 KOSPI의 방향성이 서로 엇갈리거나 일률적이지 않았다. 그것은 강화된 국내수급이 외국인매도를 충분하고도 안정적으로 받아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수급여건이 연초 이후 국내부문에서의 수급이 약화되면서 다시 외국인의 매매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결국 국내수급이 호전되지 않는 상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된다면 KOSPI 하락추세는 일정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추이


▲강화되는 외국인 매매 영향력

1. 수익률측면에서 외국인매도를 보는 견해

그렇다면 2005년에 이어 올해에도 왜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순매도할 것일까?
여기에는 경기적인 측면, 기업수익의 변화, 글로벌증시에서의 상대적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인입장에서 '충분히 많이 가지고 있는 국가의 주식'이 '충분히 많이 상승'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즉, 2004년 8월 이후 KOSPI가 100%이상 상승하여 차익실현욕구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거기다 한국의 경우 환율까지 외국인 입장에서 매우 유리하게 변화되었다. 즉, 98년 1월 대비 원/달러 환율이 무려 42% 절상되어 투자한 주식의 가치변동이 없더라도 충분한 환차익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보다 실질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외국인은 매도세에 나설까?

당사는 외국인의 상대수익률 Performance측면에서 외국인 매매를 조명해보았다. 즉, 외국인의 보유주식의 평균가격상승률이 KOSPI시장의 평균가격상승률보다 높다면, 외국인측면에서 투자매력도가 높아 지속적으로 매수를 할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가 된다면 매도를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1998년 이후 KOSPI수익률이 글로벌증시 평균수익률을 상회하여 지속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이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전제하에서)

조사결과 실제로 2002년 2월부터 2005년 1월까지의 기간이 외국인의 보유주식의 평균가격상승률이 KOSPI시장의 평균가격상승률보다 높은 '외국인 투자우위 영역'이었으며, 동기간 외국인의 누적순매수는 42조원이었다.

그러나 외국인의 보유주식의 평균가격상승률이 KOSPI시장의 평균가격상승률보다 낮아 투자매력도가 떨어지는 2005년 2월부터 현재까지 약 15개월간 외국인 순매도는 6.5조원에 이르고 있다. 즉, 외국인은 상대수익률 Performance측면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현재 외국인의 상대수익률 Performance가 점차 개선되고 있어 지속적인 매도세는 점차 잦아들 것으로 예상한다.


2. 보유가치 측면에서 외국인매도를 보는 견해


당사는 향후 외국인 매도세가 추세적인 'Sell Korea' 는 아닐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외국인의 상대수익률 Performance의 개선흐름과 함께 한국시장에서 일정수준의 주식비중을 유지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1998년 이후 외국인보유의 달러환산 시가총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고, 또한 달러환산 외국인상대비중(달러환산 외국인시가총액 / 원화환산 시장시가총액)도 꾸준히 증가하였다. 그러나 2005년 이후부터 달러환산 외국인상대비중의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일정수준에서 유지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 시기는 KOSPI가 60% 이상 상승하면서 외국인매도가 본격적으로 출회된 시기였다. 즉, 외국인은 지수상승구간에 순매도 규모를 늘렸지만 총시가총액에 대비한 외국인의 달러환산시가총액비중은 일정수준으로 유지하여 자신들의 실질적인 보유비중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추론이다.

즉, 주가가 상승하면서(혹은 원화가 절상되면서) 발생한 추가적인 이득을 순매도함으로써 외국인의 실질적인 보유가치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관련 글로벌펀드의 자금유입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기본적으로 달러환산 외국인 상대보유비중이 일정수준을 하회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최근처럼 주가상승이 제한되거나 주가조정이 지속된다면, 혹은 원화의 절상속도가 둔화되거나 원/달러환율이 상승한다면, 실질적인 보유가치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진 외국인입장에서 매도전략은 그리 바람직한 전략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최근과 같은 시장상황이 이어진다면 외국인 매도는 추세적으로 출회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외국인 매도흐름은 기본적으로 외국인들의 평균적인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고 있다.
외국인의 시가총액비중과 주식수비중을 상대비교한 결과 외국인은 2003년 초를 기점으로 평균적인 포트폴리오가 변화되고 있다.

1998년 이후 외국인의 누적순매수가 꾸준히 증가하던 2002년 말까지 외국인상대비중(시가총액비중-주식수비중)은 역시 꾸준히 증가하였다. 그러나 2003년 초부터 외국인상대비중이 추세적으로 하락하여, 외국인이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중심으로 이익실현하면서 중소형주로 편입종목을 다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본적으로 대형주중심의 투자전략이 점차 중소형주로 범위가 확산되면서 일정부분 현금화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외국인의 평균적인 포트폴리오의 변화는 '한국'이라는 시장에 대한 투자에서(대형주투자) 경기회복흐름과 맞물려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중소형주 투자)로 확장되고 있다.

당사는 외국인 매매를 분석하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의미 있는 시사점을 발견하였다.

2006년 이후 외국인의 한국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상대수익률 Performance측면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005년 2월 이후 '투자우위영역'을 이탈함으로써 순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실질적 보유가치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외국인의 평균적인 포트폴리오가 변화되고 있다. 즉, '한국'이라는 시장에 대한 투자에서(대형주투자) 경기회복흐름과 맞물려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중소형주 투자)로 확장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외국인매도를 수급측면이나 Fund Flow가 아닌 수익률과 보유가치측면이라는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수익률측면에서 볼 때 외국인 상대수익률 Performance가 최근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어 재차 '투자우위영역'에 진입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보유가치측면에서 볼 때 주가조정 혹은 환율상승이 이어질 경우 실질적 보유가치를 유지하려는 경향으로 외국인매도는 추세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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