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등 6명 불구속 기소(종합)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6.05.12 12:58

연구비 28억 사기·횡령..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없었다"

줄기세포 논문조작 의혹과 관련해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와 김선종 전 미즈메디 연구원 등 6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2005년 논문에 게재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났으나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의 성격에 대해서는 판단이 유보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1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수사 결과를 144페이지에 이르는 책자 형식으로 발표했다.

황 박사는 조작된 논문을 바탕으로 민간 연구지원금 20억원을 받아내고 허위 세금 계산서 등으로 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정부 연구비와 민간 연구지원금 8억34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선종 전 연구원은 줄기세포 섞어심기와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이병천 강성근 윤현수 교수는 연구비 편취 등의 혐의로, 장상식 하나산부인과 원장은 난자 채취 사례금 제공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게재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11개(NT-2~12)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냈다.

즉 김선종 연구원이 미즈메디 연구소의 수정란 줄기세포 클럼프를 서울대 황우석 연구실로 몰래 가져와 서울대의 내부세포괴(ICM)와 섞는 방법으로 수정란 줄기세포로 마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확립된 것으로 꾸몄다는 것이다. 섞어심기는 김선종 연구원의 단독범행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황 박사도 이번 수사 과정에서 김선종과의 대질 조사 등을 통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며 "결론적으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현재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 박사가 줄기세포 섞어심기를 알게 된 시점에 대해 검찰은 "작년 11월12일 PD수첩에 줄기세포 샘플을 넘겨주기 이전인 10월 중하순께 이미 NT-2,3번의 DNA 지문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른바 NT-4+(실제 Miz-7)과 NT-14(실제 Miz-2)가 수립된 작년 4월22일 이후 논문에 기재한 줄기세포주 11개가 모두 김선종 연구원에 의해 섞어심기된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임에도 황 박사는 세포가 수립된 것으로 오인했고, 이후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황우석 연구팀의 실험실을 폐쇄하기 전까지 계속된 실험에서도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확립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그러나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에 대해서는 "황 박사는 문 교수와 노 이사장에게 자신의 연구진행 내용에 대해 전혀 논의를 하지 않았고, 논문 작성 과정에서도 기초 데이터 및 논문 초안 등도 공개하지 않았다"며 논문 조작에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사용된 NT-1의 성격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NT-1 세포와 관련해 검찰은 "처녀생식 여부를 확정지을 수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결론은 향후 과학계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NT-1이 처녀생식 과정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황 박사는 NT-1이 처녀생식의 산물이라면 모계유전자만 발현돼야 하는데 자체적인 NT-1번 각인유전자 검사 결과 모계와 부계 유전자가 모두 나왔다며 핵이식에 의한 줄기세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문 조작과 관련해 검찰은 황 박사의 주도로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그러나 검찰은 논문조작 자체에 대해서는 "학문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며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2004년 논문은 NT-1에 대한 테라토마 형성실험 등 관련 실험이 정상적으로 실시되지 않았음에도 황 박사의 지시에 따라 박종혁 연구원과 김선종 연구원이 관련 실험 데이터 및 사진 등을 조작해 허위 논문을 작성, 사이언스에 제출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2005년 논문은 황 박사의 지시에 의해 강성근 김선종 권대기 연구원이 관련 실험 데이터와 사진 등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마치 줄기세포 11개가 확립된 것처럼 허위 논문을 조작해 사이언스에 제출했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의 골자다. 논문 제출 당시 황우석 연구팀에서 확립된 것으로 믿고 있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NT-2(실제 Miz-4)와 NT-3(실제 Miz-3) 2개 뿐이었다.

검찰은 올 1월10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 직후 검사 9명 등 총 63명으로 특별수사팀을 구성, 줄기세포 논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 왔다.

총 64곳을 압수수색하고 33명의 이메일 5만여개를 분석했으며, 2004년 및 2005년도 논문 공동저자 32명 가운데 호세시벨리를 제외한 전원(제럴드 새튼에 대해서는 서면조사)과 서울대 및 미즈메디 연구원 49명을 조사했다.

이날 수사 발표가 진행된 서울중앙지검 6층 브리핑실는 내외신 취재진 80여명이 몰려들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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