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불러도 안 가는 이유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 2006.05.03 12:23

[사람&경영]21세기 '최고의 경쟁력' 신뢰-존중

개인과 기업의 경쟁 수단이 변하고 있다.

60년대는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원가가 경쟁력이었고 70년대는 품질이 경쟁력, 80· 90년대는 제품의 차별화, 기술력 등이 경쟁의 원천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경쟁력이다. 개인과 조직이 갖는 브랜드 가치, 신용, 이미지 등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된 것이다.

개인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과 개인간에 있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이다.

지금 어렵고 고달프다 해도 서로 간에 존중과 신뢰가 있다면 언젠가 일어설 수 있다. 반대로 지금 아무리 잘 나간다 해도 서로간에 신뢰가 없다면 그런 조직은 곧 무너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늘 조직 내의 존중과 신뢰 상태를 점검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느 상사가 부하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사장이 전화를 해서 별일 없냐고 물어봤고 상사는 회의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일 없다면서 사장을 만나러 갔다. 직원들에게는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끝내 말이 없었다.

사장을 만나 얘기를 하면서 자신이 회의를 주재하다 왔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이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잠시 기다리라고 했기 때문에 사무실에 돌아가 일을 하기도 그렇고 해서 그저 회의실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상사는 이 일로 인해 직원들에게 한 가지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시키는데 성공했다. "당신들은 내게 별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다. 내게 가장 중요한 존재는 사장이다." 존중 받지 못한다는 느끼는 직원은 기대에 걸맞게 행동을 한다. 그것이 자연 법칙이다.

미국의 대기업 회장 메리캐이 애쉬는 대통령 주재 백악관 리셉션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대부분 사람에게 이는 일생에 한번 올까말까 한 기회였다. 하지만 메리캐이는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


신규 독립 뷰티 컨설턴트들과의 약속이 있었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 대통령을 만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리셉션 초청 당시 매리캐이 회장은 사업차 워싱턴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라스에 있는 신입사원 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달려갔다.

신뢰는 말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사소한 행동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다. 신뢰를 획득하는 최선의 방법은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다. 회의에 늘 늦는 사람, 경청하지 않는 사람, 늘 말을 번복하는 사람, 회의 중에 전화를 받는 사람은 "나는 당신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신뢰와 존중은 조직의 기본적인 인프라이다. 만일 신뢰가 없다면 모든 것을 규정해야 하고, 사소한 것까지 확인하고 통제해야 한다. 늘 상대를 적이나 경쟁자로 인식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쓴다. 그래서 조직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반대로 신뢰가 높으면 커뮤니케이션이 쉽고 즉각적으로 일어난다. 사소한 실수는 문제 되지 않는다. 신뢰가 있으면 눈빛만으로 모든 일이 척척 진행된다. 신뢰의 속도는 인터넷보다 빠르다. 신뢰는 삶의 접착제이다.

어느 글로벌 기업에서 포르노를 보다 직원의 신고로 고위 임원 하나가 해고된 일이 있었다. 그는 혼자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뒤에 있는 유리창에 이것이 비쳤고 이를 본 직원이 바로 고발을 해 일어난 일이다. 사람들은 이 사람을 `불쌍하다,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언젠가 올 일이 온 것뿐이란 분석이 더 유력했다.

그 임원은 모든 직원들에게 인심을 얻지 못했다. 늘 깐깐하기만 하고 자신은 일을 하지 않으면서 직원들만 들들 볶는 그런 스타일이었다. 당연히 직원들은 그 임원을 좋아하지 않았고 이런 일이 걸려 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신뢰와 존중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뢰받고 존중 받을 만한 행동을 한 개인과 조직에게 오는 것이 신뢰와 존중이다. 이것은 철저히 획득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늘 잃지 않도록 추가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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