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산업계 '불확실성'이 화두

신재철 LG CNS 대표이사 | 2006.03.10 12:10

디지털세상 장래예측 어려워져...경비절감-블루오션으로 대응

미국의 경제학자인 `존 케네스 갈브레이드'는 1977년 저서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확실한 판단의 바탕이 되는 체계적인 지도 원리(철학)가 없는 시대적 현상'을 일컬어 '불확실성'이라고 칭했다. 당시는 석유파동으로 세계 경제의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불안감이 팽배했던 때였기에 갈브레이드의 '불확실성의 시대'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 '불확실성'이란 용어는 더 자주 거론된다. 세계는 여전히 기존의 생각이나 행동의 틀로는 설명,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IT산업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퍼져 있다. 이렇게 불확실한 환경이 조성된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고 본다.

첫째, 지구촌이 디지털로 연결된 네트워크 경제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먼 외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전세계가 바로 영향을 받는 환경이 되다 보니 장래를 예측하기는 더 힘들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올해 유가가 얼마나 될까요?" "앞으로 환율은 어떻게 변동될까요?" 등 경제지표 예측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하지만, 사실 이런 질문은 답변하기가 참 곤란하다. 오히려 "올해 유가는 얼마로 계획하셨습니까?" "올해 환율을 얼마로 계획하셨습니까?"라고 묻는 것이 맞다. 앞날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요즘 기술은 인터넷을 통해 너무나 접근하기 쉽고, 많이 알려져 있다. 이렇다 보니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아지고, 산업의 퓨전화가 다이나믹하게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월마트가 구글을 두려워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었지만, 지금 실제로 월마트가 가장 두려워하는 잠재 경쟁자가 바로 구글이라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셋째, 현재 전통산업은 공급과잉 상태에 있고, 가격이 급속하게 떨어지면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로는 장래를 보장받기가 어렵게 되었다. 80년대에는 자동차 한 대보다 비싼 것이 PC였다. 하지만, 요즘은 50~60만원 정도면 글로벌 브랜드의 노트북을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100불짜리 PC가 내년 초에 등장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PC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즉, 상당한 가격경쟁으로 인해서 전통산업과 같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은 큰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넷째, 비즈니스 분야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퓨전화, 컨버전스 시대가 되면서, 비즈니스의 고유 영역은 무너지고 있다. 다양한 산업분야가 섞이고 있는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이런 불확실한 시대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첫째, 장단기적인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증대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는 '경비 절감'이 핵심이다. 둘째, 소위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전통산업이 아닌, 수익성 있는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무엇보다 빠른 기업으로 가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는 속도, 고객의 요구를 응대하는 속도, 좀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속도, 새로운 문화를 공유하는 속도, 기업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속도 등 모든 측면에서 빠른 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좀 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미래를 맞을 수 있는 방법은 그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갈브레이드는 말했다. 세계 최고의 정보 인프라를 구축한 우리에겐 지금의 `불확실성'이 큰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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