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을 어떻게 경영할까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대표 | 2006.03.03 15:49

[고현숙의 경영코칭]청춘과 삶의 지혜를 구가하는 생의 황금기로

보통 젊었을 때는 40~50대의 인생을 짐작조차 하려 들지 않는 법이다. 젊은이들에게 떠오르는 중년의 삶이란, '그들은 도대체 무엇으로 사는가?', '그 나이에도 섹스를 할까?', '생활에 무슨 낙이 있을까?' 등등 시건방진 것들이기 쉽다.

작가 김형경은 `사람 풍경`의 서문에 이런 글을 썼다. 40대 중반이 된 친구가 어느 날 "얘, 나는 이 나이가 되어서도 마음이 이럴 줄 몰랐어…"라고 하는데, 크게 공감했노라고. 어찌 젊은이들이 짐작이나 하겠는가, 중년들도 마음은 자기들과 똑같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음은 그대로

나이 숫자는 계속 늘어나지만, 어디서 그렇게 나이를 먹는지 정작 자신은 눈치채지 못한다. 생일 케이크에 초를 꽂기가 점점 민망해지기 시작하더니, 자기 나이를 말하다가 흠칫 놀라는 증상까지 생긴다. 어디 가나 이제는 나이 때문에 못할 일은 없다. 노벨상은 물론, 뭐, 대통령도 나이로는 문제 없다는 뜻이다… 하하하.

조카들이 배우자 감을 집으로 데려오고, 아주버님이 정년을 맞고, 사촌 오빠가 환갑이라고 알려오고…. 모두 세대 교체의 신호들이다. 그 교체선수들을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하다. "저렇게 젊고 팔팔한 분이 환갑이라니. 정년이라니." 이런 나의 탄식에는 언젠가 그 나이가 될 내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삶에 대한 획기적인 패러다임 전환

이미 우리 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행진을 시작했다.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에 바이오테크 전문가가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하였는데, 그 분은 금세기 내에 인간의 수명이 100세를 넘어 120세까지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수명을 120세라고 생각하면, 역으로 우리 삶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에 일대 변환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60대는 은퇴시점이 아닌 '생의 한가운데'가 된다. '40-50대는 젊은이'다. 회사의 정년제도, 보험사의 생명주기표, 각종 사회보장제도가 모두 획기적으로 변화해야 된다. 무엇보다 중년 이후의 삶이 오히려 본편이고, 그 전이 서론에 불과하게 된다.

삶의 의미를 향하여

밥 버포드가 쓴 `하프타임`이란 책이 있다. 축구 경기의 하프타임처럼 인생에도 2막의 인생을 설계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생의 전반전에는 맹렬하게 '성공'을 추구하는 경기를 펼치기 쉽다. 그러나 후반전은 경기를 마무리하는 본편이다.

여기서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성공'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남은 삶을 이끌어갈 '의미'를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 말한 것처럼, '성공했다'는 표현은 죽은 후에 비문에 새기기엔 부적절한 표현이다. 그가 어떤 기여를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가 추구한 가치가 어떤 것인지, 아마 이런 것들을 새기게 될 것이다.

나는 중년의 삶을 괜찮게 보았던 드문 젊은이 중 하나였다. 왠지 사오십대는 오욕칠정에서 벗어나 지혜롭고, 잘난 척하기 보다 주변 사람들과 행복하게 조화를 이루는 나이 같았다. 물론 되어 보니, 현실은 꼭 그렇지 않았다. 젊은이들보다 훨씬 옹졸한 어른들이 얼마나 많으며, 20대 못지 않은 성취욕과 체력을 지닌 어르신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나의 오류는 지혜를 나이가 자연적으로 가져다 주는 것으로 생각한 데 있다. 사실은 중년의 지혜란 세상과 자신에 대한 통찰을 통해 나오는 사리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의 말대로 '청춘이란 인생의 한 시기, 장미빛 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을 이르는 것. 중년을 청춘과 삶의 지혜를 구가하는 생의 황금기로 경영해보자. (Helen@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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