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Cool ! 한국의 소년소녀들

이원기 KB자산운용대표  | 2006.02.23 12:57
이번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한국 소년소녀들의 저력에 다시 한번 감동받았다. 어찌 그리 예술적이면서도 독창적으로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까. 코너를 돌 때의 그 섬세한 몸짓과 상대방을 추월할 때의 질풍노도 같은 폭발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마력일까.

 섬세함과 역동성을 겸비한 민족이 어디 흔하겠는가. 자신의 영예를 뒤로 하고 경쟁자들을 견제하며 동료 한국 선수의 선두를 엄호하는 희생정신은 어린 선수들이 어디서 배웠을까. 쇼트트랙은 섬세하면서도 다이내믹한 한국적 아름다움의 결정판이었다.

 비단 스케이트뿐인가. 여자골프는 또 어떤가. 수많은 한국의 소녀가 보여주는 그 섬세함과 강인함의 조화를 어떤 나라 선수들이 흉내내겠는가. 골프장과 골프인구가 한국의 10배 가까이 되는 일본의 여자골퍼들이 꿈도 꾸지 못하는 업적을 우리의 어린 소녀들이 해내고 있다.

 10대 양궁선수들의 신비의 궁술은 또 얼마나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가. 바둑은 또 어떤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잡초 같은 한국의 소년기사들은 10억명의 인구 중에서 선발되어 국가적으로 양성된 중국 기사들과 오랜 전통의 바둑 사숙에서 평생 조련된 일본 기사들을 상식을 뛰어넘는 독창적이고 실전적인 수로 일거에 제압해 버린다.

 지난 10년간 열린 수많은 세계 바둑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비율은 90%를 훨씬 넘는다. 온라인게임도 한국의 청소년들이 세계 최고의 고수가 된 지 이미 오래다. 노래 잘하고 춤 잘추고 연기도 잘하는 한국의 10~20대들이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한국문화의 경쟁력의 원천이 아니겠는가.

 힘으로 겨루는 분야에서는 잘 안되겠지만 창의성과 섬세함, 순발력과 집중력 또는 미적 감각으로 겨루는 그 어떤 분야에서도 한국의 소년소녀들은 탁월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왜 그럴까.


 끼가 넘쳐나고 자유분방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인생을 거는 열정이 있다. 그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당당하며 기존 관념과 권위에 순응하는 타성이 없다.

 그들은 인생을 즐거운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자기의 꿈과 개성을 억누르고 생업을 위해 평범한 인생을 선택한 기성세대들과 차원이 다른 모습을 그들은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개성이 한국의 거리를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 세련되고 멋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외국인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한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들의 감각으로 디자인된 휴대폰과 자동차, 전자제품이 전세계인의 호평을 받고 있고 그들의 패션이 아시아 각국에 새로운 유행이 된다. 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어마어마한 정보를 주고 받고 공유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21세기 한국의 진정한 주류(main stream)다.

 20세기가 국가시스템의 경쟁력이 중요한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개인들의 경쟁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경쟁력 있는 젊은 세대를 갖고 있는 한국은 운이 좋은 나라다. 미래가 밝은 나라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이루어낸 업적 중에 으뜸이 경쟁력 있는 다음 세대들을 길러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10~20년 후의 한국을 생각하면 참 즐겁고 흥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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