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눈물'...'영웅' 워드 어머니 인터뷰

뉴욕=이백규 특파원 | 2006.02.09 04:06
지난 5일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수퍼볼(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된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씨(59)는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애틀란타 현지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본보도 수차례 전화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아 두 매체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 소감은
▶ 인생에는 언제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법이야. 올라갈 때 조심해야지.

- 아들이 이제 전성기에 접어든 것 아닙니까? 벌써 내리막을 걱정하실 필요가 있을까요.
▶ 아이구! 떨어질 때가 왜 없겠느냐.

- 어릴적 교육은 어떻게 했나
▶ 때리기도 하고 엄하게 길렀다. 그렇게 혼날 짓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부러 엄하게 했다. 그래야 세상 무서운줄 알고 겸손해질 것 아니냐.

-왜 디트로이트에 (슈퍼볼)경기를 보러 가지 않았나.
▶ 너무 떨리기도 하고, 난 그런 것 싫어. 요란한 것 싫어한다. (슈퍼볼 당일, 미 국민들이 환호에 휩싸였을 때에도 김씨는 평소대로 애틀랜타 근교 한 고등학교에서 식당일을 했다)

- 자식이 스타가 되니 어떻냐
▶ 똑같은 얘기 뭐하러 자꾸들 물어, 매번 똑같은 얘긴데. 이렇게 요란하게 된게 벌써 오래 전부터야. 워드가 프로에 가니까 미국 방송과 신문들도 전화하고 찾아오고 난리야. 조용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 그러든지 말든지 뭐 그래라 하는 거지 뭐.나는 요란한건 싫어. 조용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 이런 일이 오리라 기대했나.
▶ 정말 MVP는 뜻 밖이야. 그렇게까지 될 줄은 진짜 몰랐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그 때 TV보면서 기분이 어떠했나
▶ 그냥 좋았지 뭐..

- 아들이 7년전 어머니 곁을 떠나며 '어머니 외로우실까봐' 사준 '해피'와 둘이 산다고 들었는데..
▶ 해피는 7살이야. 워드가 애틀랜타를 떠나면서 강아지 때 가져왔으니까. 엄마 혼자서도 즐겁게 잘 지내라고 해피라는 이름까지 지어줬지. 이름이 좋아서인지 그새 정도 많이 들었어.(그는 매일 아침 6시 기상, 해피와 산책한후 7시까지 학교 구내 식당에 출근한다)

- 워드 선수는 "나의 모든 것은 어머니로부터 왔다"고 말한다.
▶ 다 제가 알아서 컸고 제 성품 좋은 탓이지. 키우긴 뭘 키워. 애들 부모 마음대로 되는가. 따져보면 그 애가 다 해나가는 거지 뭐, 내가 하는게 있나.

- 그래도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 그런 거 없어. 그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야. 또 워낙 험하고 기복이 많은 게 운동선수의 길이라, '항상 겸손하라(Be humble)'고 강조했고 스스로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었으면 했다.

-워드 선수를 키우며 가장 기뻤던 일은

▶ 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했을 때가 좋았다.

- 애 키우며 가장 힘들었는 때는
▶ 고등학교 시절 아들의 자동차보험료 내는 일이 힘들었다.

- 특별한 기억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에게 자기 물건을 주기를 좋아했다. 프로에 입문한 후 아마추어 선수로 고생하는 동료 선수를 위해 1달에 1000달러씩 생활비를 보조했다고 한다.몰랐는데 그 어머니가 이야기해 알게됐다.
어릴 때부터 잘 울고 잘 웃었다. 가끔은 내가 신세한탄을 하면 나를 끌어안고 같이 울기도 했다. 언젠가 호텔 청소, 버거킹 근무를 마치고 집에와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고교생이던 아들이 내 손을 꼭 잡고 소리 없이 울었고 나도 울었다.

- 조지아 대학 말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대학이 있었다는데
▶ 워드가 대학 진학 때 여러 대학에서 장학금 제안을 받았지만 집에서 한 시간 거리인 조지아 대학을 택했다. 내가 영문으로 된 복잡한 각종 공과금 청구서를 읽지 못하기 때문에 대신 처리해 주기 위해서였다.

- 아들이 오면 해주고 싶은 것은
▶ 한국음식을 좋아하니 갈비, 수제비, 오뎅, 콩나물 요리를 해줄 것이다.

- 식당 월급이 600달러라고 들었는데.
▶ 얼마 못받아. 워드도 자꾸 그만두라고 하고. 그래도 놀면 뭐하나. 몸 성한 동안은 계속 나가서 일해야지.

- 왜 아들이 사준 좋은 집에서 살지 않나
▶ 거긴 너무 크고, 여긴 학교도 가깝고 큰 집보다 오히려 편하다(김씨는 아들이 사준 애틀랜타 근교 스톡브릿지의 저택을 매물로 내놓고, 학교 근처 맥도너의 자그마한 집으로 이사했다)

- 아들에게서 언제 전화가 왔느냐
▶ 지난 6일 오전1시 아들과 잠깐 통화했어.워드가 "어머니! 해냈습니다"하더라고. 그래서 "축하한다"고 했어. 전화가 여기저기 하도 많이 와서 지금은 아예 전화선을 뽑아놓았다.

-주말에 교회에 나간다고 들었는데
▶ 아들의 성공은 모두 '하나님의 인도하심'인 것같아.◇[사진=헤럴드 미디어 USA제공]

- 한국에 갈 계획은
▶ 아들과 함께 한국에 갈 날도 기다려지지만 너무 요란스러워 걱정도 돼. 아들이 4월쯤에 가자고 하는데, 모르겠어. 2월에 갈 지도 모르겠고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들이 슈퍼볼 MVP의 높은 자리에 올랐으니 어머니가 지금까지 걸어온 낮은 자리를 벗어나도 되는 것 아니냐.
▶ 몇 년 전 한 두 달 일을 쉬었더니, 못살겠더라. 일하는게 편하다. 나는 앞으로도 일할 것이다.(그는 하루 16시간씩 세 가지 일을 거의 한평생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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