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가 나쁜 아파트에 투자하라

박성훈 외부필자 | 2006.01.24 11:07

박성훈의 역발상 부동산 투자

입지가 나쁜 아파트에 투자하라고??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미쳤다고들 할 것이다. 집값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입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누구나 잘 아는 아파트 투자 방법으로 과연 많은 수익을 바랄수 있을까? 당연히 많은 경쟁과 이미 높아진 가격으로 원하는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다. 다만 입주하여 거주하는 동안 사는 것은 편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은 이미 과거에 그 아파트를 매입한 누군가에게 수익을 발생시켜주는 것이 되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란 미래가치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전문가와 일반인의 차이가 바로 현재를 보고 투자하느냐, 미래를 머릿속에 그려보고 투자를 하느냐의 차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는 왜 입지조건이 나쁜 아파트에 투자를 하는 것일까? 우선 위와 같은 투자 방식의 사례를 보자.

영등포에 거주하는 L씨가 사무실에 찾은 시간은 늦은 밤인 9시였다. 일을 끝내고 오는 길이라 늦었다고 한다. L씨는 남매를 둔 평범한 40대 후반의 가장이었다. 그는 영등포 에서 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었다.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L씨 역시 내집 마련이 소원 이었다.

거주지는 직장이 있는 영등포를 떠날 수 없었다. 현재 사는 집이 불편한 점이 없었기에 그냥 전세로 살면서 투자 목적도 겸해서 집 장만을 할 요량이었다. 투자 가능한 돈은 모두 1억원 이었다. 모은 돈이 1억원이 되자마자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투자성 매입이었기에 다른 조건은 없었고 수도권이며 장기간 보유할 것이라고 했다.

난 수도권인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의 저층주공 아파트를 추천하였다. 그런데 이 아파트의 현 상항을 듣고 직접 본 L씨는 매우 실망했다. 이유인즉 이 아파트의 입지가 매우 좋지 않았다. 우선 대규모 도시 아파트 단지중 가장 끝부분에 위치해 도시중간에 위치한 상권의 이용이 불편했다.

도로를 하나건너 그 뒤로는 대규모의 넓은 상가부지가 두필지가 있는데 수익성 등을 고려해 더 이상 개발이 되지 않고 방치돼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허허벌판 이었다. 따라서 이 아파트단지의 경우 모든 상권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차량을 이용해야만 했다. 이러한 단점들 때문에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20%정도 가격이 하락한 19평이 13000만원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또한 저층아파트의 재개발 붐이 일어났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주변 저층아파트 보다20% 정도의 가격 차이를 항상 보이고 있었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입지가 안좋은 아파트였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달랐다.

미래가치를 생각 했을때 아파트의 뒤편에 있는 대규모 상가부지가 투자의 판가름의 중요한 관건이 되었다. 상가 부지의 활용성에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선 상업부지여서 상업용 외의 나쁜 업종은 못 들어 올 것이고 가격 또한 비싸며 평수도 넓어서 작은 업체나 작은 건물은 들어오지 못할 것이었다.


이 토지의 장점은 바로 평수가 크다는 것이다. 도시 내에서는 넓은 토지의 상가 부지를 찾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때문에 외진 곳의 토지지만 대형 쇼핑몰 등 구매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업종이 들어올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또한 안산에는 대형쇼핑몰이 도시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항이라 대형건설사나 능력 있는 시행사 들이 개발만하면 수익이 발생 할 수 있는 이 땅을 결코 그냥 두지 않을 것이었다. 따라서 오래지 않아 대형건물이 들어 올 것이라는 확신을 하였다.

필자의 설명을 들은 L씨는 본 아파트의 구입을 결정하고 19평을 13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부족한 돈은 13000만원의 매매가중 5000만원은 전세를 안고서 매입했다. 실투자금은 세금 외 8000만원이었다. 그 후 매입 1년여 뒤에 아파트 뒷 토지 중 한 곳에 대형 삼성홈플러스가 들어섰다. 이 아파트에서 홈플러스 까지는 걸어서도 2분도 체 걸리지 않게 되었다. 상권에 대한 단점과 공터가 주는 지저분함 또한 동시에 사라져 주변시세보다 20% 저렴했던 가격부터 회복이 됐다. 오히려 주변의 타 아파트보다 생활상권이 좋아져 가격이 무려4000만원 올라 매매가가 17000만원이 형성되었다. L씨의 경우 8000만원을 투자해 1년여 만에 무려 50%의 수익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후 남은 한필지에 쇼핑몰과 대형극장을 겸비한 롯데마트가 들어섰다. 롯데마트의 경우 본 아파트에서 도로하나만 건너면 되는 거리여서 생활상권은 더욱 좋아졌다. 롯데마트의 등장으로 본 아파트는 이후 3000만원이 더 올라 본 아파트의 매매가는 2억원에 형성되었다. L씨의 경우 총8000만원을 투자해 7000만원의 수익을 올려 투자금 대비 90%정도의 수익을 올리게 되었다.

이처럼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항상 미래가치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는 입지가 나쁘지만 나중엔 입지가 변할 수 있는 그러한 입지를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는 주변에 공터가 많고 입지가 좋지 않아 가격이 싼 아파트는 눈여겨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주변의 빈 토지의 용도를 알아보는 것이 급선무다.

상업용 부지인지, 준공업지역인지, 주거지역인지 등 어떠한 용도인지에 따라 아파트의 향방은 엇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용도는 인근 부동산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 후 머릿속에 그 용도에 맞는 건물이 들어섰다고 가정하고 아파트의 입지를 그려보자. 미래가치의 판단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은 부동산을 바라 볼 때 현실을 보며 현실을 생각하고 그때그때의 부동산뉴스에 귀기울여 투자에 대해 결정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초심을 잃지 않고 두 눈과 귀를 가리고 미래가치를 생각하며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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